▲ 고려의대 유영 교수는 12일 안암병원에서 열린 '마이크로바이옴과 현대인의 질병을 논하다' 세미나에서 'Dysbiosis of Human Microbiome Underlying Atopic Dermatitis'를 주제로 발표했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아토피 피부염 유발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토피 피부염이 장내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에 의해 발병한다는 것이다.

고려의대 유영 교수(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는 12일 안암병원에서 열린 '마이크로바이옴과 현대인의 질병을 논하다'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에 거주하는 미생물군 유전체를 총칭하는 용어다. 인체에는 인간 세포보다 약 10배 더 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인체에 장내 미생물 중 유익균이 유해균보다 많다면 마이크로바이옴이 균형 상태라고 본다. 반대가 되면 불균형 상태로, 이를 '디스바이오시스(dysbiosis)'라 일컫는다. 디스바이오시스는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꼽힌다. 

2001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레르기질환 소아 환자는 정상 소아의 장내 미생물에서 차이가 있었다. 알레르기질환 소아 환자는 유익균으로 알려진 락토바실러스균(Lactobacillus) 또는 비피더스균(Bifidobacteria)이 적었다. 그러나 유해균인 클로스트리듐속 세균(Clostridia) 또는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은 정상 소아보다 많았다(J Allergy Clin Immunol 2001;108(4):516-520).

다만 장내 미생물 구성이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유 교수팀이 아토피 피부염 소아 환자와 정상 소아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세균 문(phylum)이나 속(genus)의 장내 미생물뿐만 아니라 미생물 군집의 다양성이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던 것(J Allergy Clin Immunol. 2016;137(3):852-860).

이에 유 교수는 장내 미생물 구성보단 특정 세균의 한 아종(subspecies)이 아토피 피부염 발병과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에서 특정 세균인 패칼리박테리움 프라우스니치(Faecalibacterium prausnitzii)의 한 균주(strain)가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 증가한 까닭이다. 패칼리박테리움 프라우스니치는 유익균임에도 장 점막의 정상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는 단쇄지방산(SCFA)의 생성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선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상태를 정상 상태로 되돌려 전략이 이뤄져야 한다. 

유 교수는 이를 위한 방법으로 △항생제로 미생물 완전 제거(depletion) △유익균 섭취(modulation) △건강한 사람의 대변 이식(replacement)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유익균을 섭취해 장내 미생물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하는 방법은 현재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항생제로 미생물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유익균까지 제거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지난 4월 NEJM에는 아프리카 소아 약 19만명에게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을 투약한 결과 감염질환인 트라코마(trachoma)를 예방했고 말라리아 또는 폐렴으로 인한 사망이 줄었다는 논문이 실렸다(N Engl J Med 2018;378(17):1583-1592).

그러나 이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유 교수의 전언이다. 항생제로 사망률을 줄일 수 있지만 항생제 내성균이 증가하며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알레르기질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아토피 피부염을 극복하기 위해선 앞으로 아토피 피부염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아토피 피부염뿐만 아니라 다른 알레르기 질환 발병에도 작용한다.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선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질환을 유발하는지를 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 발병해 장내 불균형이 나타나는 건지 또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인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컬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