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구보광병원 내과 김경호 과장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인구 증가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증가하면서 이제는 만성질환으로 취급받고 있다. 특히 남녀간, 연령과도 관계없이 많은 환자에게서 발병할뿐더러 치료를 중단한 환자 10명 중 4명은 다시 재발하기도 한다.

대구보광병원 내과 김경호 과장을 만나 위식도역류질환의 유병률, 치료, 예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위식도역류질환의 종류가 다양하다. 종류와 질환별 유병률은 어떻게 되나. 

위식도역류질환은 미란성 식도염과 비미란성 역류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다. 미란성 식도염은 내시경적으로 원위부 식도 점막에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손상이 있을 때로 정의하며, 비미란성은 전형적인 역류증상은 있지만 내시경에서 식도 점막의 손상이 없는 경우로 정의된다. 

내시경 시술의 동기에 따라 미란성 식도염과 비미란성 역류질환의 유병률에 차이가 존재하는데, 2006년 발표한 한 건강검진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미란성과 비미란성 각각 8%, 4%의 유병률을 나타냈다. 

Q. 위식도역류질환은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7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나이대나 성별 등은 유병률은 어떤가. 

환자들의 분포는 남녀 간 차이가 없고 연령과도 상관관계가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위험인자로는 음주력, 커피 섭취, 허리둘레, 체질량지수 25Kg/㎡ 이상 등이 있다. 주로 식생활이나 생활습관 차이,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위식도역류질환 발병 연관성을 추정할 뿐이다. 

Q. 위식도역류질환에 사용되는 치료제는 제산제를 비롯해 PPI제제와 히스타민2수용체길항제 등이 있다. 각각의 처방비중과 장점은 무엇인가.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해 자극을 줄여 증상을 유도하는 약제로, 급성 증상의 
빠른 해결을 위해 사용은 가능하지만, 위산 분비를 억제하기 어렵다. 

항히스타민2수용체길항제는 벽세포의 히스타민 수용제에 히스타민과 경쟁적으로 작용해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증상 개선과 식도염 치유에 중간 정도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약제를 일주일 정도 사용하면 히스타민수용체 이외의 수용체 작용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위산 분비가 정상화돼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한다. 

반면 PPI 제제는 양성자 펌프의 활성화를 방지해 위산분비를 강력히 억제한다. 역류성식도염 치료에 필요한 위내 산도를 pH>5로 유지할 수 있어 증상 개선과 식도염 치유가 가능하다. 
이에 처방 비중은 PPI 제제가 단연코 높은 편이다. 

Q. 1세대 PPI는 24시간 위산분비에 실패하는 등 단점이 있다. 2세대 PPI가 갖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 란소프라졸 등 1세대 PPI 제제는 약리학적 효과 발현이 늦고 24시간 산분비 억제 및 야간 산분비 억제 효과가 적다. 
반면 라베프라졸, 에소메프라졸 등 2세대 PPI 제제는 즉각적인 위산분비 억제와 강력한 효과, 긴 작용 시간 등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역류성식도염 질환의 40% 정도에서 PPI 제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장기간 복용 시 원치 않는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다는 건 단점이다. 

 

Q. PPI제제는 간효소 한 종류인 CYP2C19에 의해 주로 분해되기에 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과 병용 투여시 약효가 저하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실제 임상에서 PPI 처방 시 고려할 점은. 

클로피도그렐은 간에서 CYP2C19과 CYP3A4에 의해 대사 후 활성화 대사산물로 전환된다. 모든 PPI 제제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CYP2C19과 CYP3A4에 의해 대사되는 만큼 PPI 제제와 클로피도그렐 병용투여 시 클로피도그렐 약효 발현에 영향을 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클로피도그렐 복용 환자에게 오메프라졸과 에소메프라졸의 병용투여는 권장하지 않고 있다. 클로피도그렐을 복용 중인 뇌경색 환자가 역류성식도염이 진단, PPI 제제를 처방해야 한다면 라베프라졸, 판토프라졸, 란소프라졸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PPI는 장기복용 시 골절, 복통, 저마그네슐혈증 발생 등의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복용 시 주의할 사항이 있다면.

PPI 제제가 파골세포(osteoclasts)를 억제해 골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균(Clostridium difficile)균의 위내 노출 시 복부 불편감, 설사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장기간 복용 환자에서 저마그네슘 혈증이 보고됐다. 

역류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중 치료를 위해 PPI 제제를 장기간 복용한 군에서는 이 같은 질환의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 
 
Q. PPI 처방 원칙이 있나.

위식도역류질환은 만성질환이기에 치료 관점보다는 관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약제 투여 후 증상이 호전되도 치료를 중단하면 6개월 이내에 40% 정도가 재발하는 만큼 유지 치료를 적절히 하는 게 재발을 막는 데 중요하다. 
이에 PPI 제제를 4~8주 충분히 투여 후 증상 호전을 보이면 용량을 낮춰 추가 투여하는 게 처방 원칙이다. 

Q. 위식도역류질환 등 약 복용에 앞서 주의해야할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있다면.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하며 과식을 피해야 한다. 또 취침 전 간식이나 탄산음료 등은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식후에 바로 눕는 생활습관과 몸을 앞으로 굽히고 생활하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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