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메리놀병원 소화기내과 김범희 과장 인터뷰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위식도역류질환(GERD)은 이제는 흔한 질병이 됐다. 신물이 올라온다거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은 어렵지 않게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지만 중이염, 두통, 잇몸 통증, 기침 등의 증상을 위식도역류질환과 연결짓기는 쉽지 않다. 부산메리놀병원 소화기내과 김범희 과장을 만나 위식도역류질환의 다양한 증상과 치료법을 들어봤다. 

Q.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이 증가 추세다. 

=위에 있는내용물이 양적으로 증가하거나 비만, 임신, 복수 등으로 위 내부의 압력이 증가했을 경우,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괄약근의 압력이 줄어들었을 때 역류가 잘 일어난다. 커피와 초콜릿 등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 과도한 다이어트 등이 위식도역류질환을 야기하고 있다. 
또 남자와 여자 환자의 빈도는 비슷하지만 내시경 진단으로 가면 남자 환자 비율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나이가 들면서 증상으로 인한 진단은 줄어들지만 내시경적으로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참을만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줄어들지만, 막상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면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채 증상이 남아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Q.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의 증상은 어떠한가.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쓰림과 위산 역류 증상이다. 가슴쓰림(heartburn)은 대개 명치 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것처럼 흉골 뒤쪽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을 말하며, 환자는 가슴이 쓰리다, 화끈거린다, 따갑다, 뜨겁다라고 느낀다. 
이 같은 증상 외에 연하곤란, 연하통, 오심 등의 소화기 증상, 만성적인 후두증상, 인후이물감, 기침, 쉰 목소리, 후두염, 만성 부비동염 등의 이비인후과 증상, 만성기침, 천식과 같은 호흡기계 증상, 충치 등과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실제 기침이 끊이지 않았던 환자, 잇몸이 붓고 입안에 쓴물이 고여 스케일링을 받은 환자도 PPI를 처방받아 증상이 나아진 경우가 있다. 

Q.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진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다. 기침을 한다고 해서 내시경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PPI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PPI를 7~14일 정도 처방을 한다. 진단이자 치료다. PPI를 복용하고 효과가 있을 경우 역류성식도염으로 진단하고 내시경, 처방까지 이어질 수 있다. 

Q. 치료제가 PPI만 있는 것은 아니다.

=히스타민2수용체길항제도 있다. PPI가 나오기 전에는 이 약물을 많이 처방했다. 그러나 2주 이상 복용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PPI는 위산 분비기전의 최종단계에 작용해 위산분비를 강력히 억제한다. H+/K+ ATPase에 작용, 이 효소를 비가역적으로 불활성화시킴으로써 기초 위산분비와 자극에 의한 위산분비 모두를 봉쇄시킨다. 1세대 PPI는 개인마다 약물효과 편차가 있고 약효 발현이 느린 단점이 있었으나, 2·3세대 PPI는 약효 발현이 빠르며 위산 억제 효과가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강점을 보인다. 굳이 세대를 나눠 처방하지 않지만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효과가 없기 때문에 PPI 안에서 약을 변경한다.  
제산제는 가장 빨리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작용시간이 짧은 단점이 있다. 수술하는 방법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권장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로 인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특히 여성환자에 저용량의 항불안제를 보조적으로 처방하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Q.PPI 안전성 이슈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보통 PPI는 최소한 4주~8주는 복용해야 한다. 길게는 2년까지 처방가능하다. 그러나 장기복용했을 때 칼슘흡수를 방해해 골절위험이 있다거나 골다공증 위험이 있다고 얘기한다. PPI를 장복하는 환자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젊었을 때 운동을 많이 하고 칼슘이 많이 저장돼 있는 사람들은 우려할 일이 없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란 뜻이다. 개인적으로 PPI 제제가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약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병률이 높은 질환의 치료제다 보니 다른 약물보다 더 많은 검증을 받고 있는 결과라고 여긴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특별히 오래 복용하는 환자들은 골밀도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들 관절이 아픈 경우 소염진통제를 같이 처방받은 환자도 있다. 진료하면서 NSAIDs보다는 COX-2억제제로 변경해 주고 있다. 

Q.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은 인내심있게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생활습관 교정도 병행해야 한다. 비만일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을 권하지만 최근 유행처럼 번진 1일 1식, 간헐적 단식은 좋지 않다. 음식 양을 조절해 소식하는 것이 낫다. 복압을 올리는 운동 크로스핏이나 웨이트트레이닝 그리고 스키니진, 거들 등의 복장도 피하는 것이 좋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법은 의사들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원인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아두면 진단과 치료가 빨리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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