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야 전방위 규제완화, 이른바 규제기요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이 8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의 처리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서면서, 법 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

야당의 법 제정 요구가 한두번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기류가 조금 다르다.

문재인 정부 규제혁신 과제인 이른바 '규제혁신 5법'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더불어민주당도 단호하게 손을 놓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한국당, '의료서비스 포함' 서발법 8월 처리 강력 요구

여야가 8월 국회를 앞두고,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중점법안들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 자유한국당은 교섭단체간 협의과정에서 '의료를 포함한' 서발법과 규제프리존법의 처리를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법안의 목적은 서비스산업의 육성과 이를 통한 일자리의 창출이다.

다만 그 주도권을 재정부처가 갖는 형태이다보니, 의료서비스 등 공공성을 가진 분야는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과 의료계, 시민사회단체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의료서비스까지 이 법을 적용받게 될 경우, 보건의료정책 결정의 주도권이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아닌, 재정부처와 경제계로 넘어갈 공산이 커지며, 이는 곧 의료영리화와 국민건강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서발법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됐으나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로 무산됐고, 앞선 19대 국회에서도 같은 상황을 거쳐 결론을 내지 못하고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 대표발의)이 나왔으나, 마찬가지로 의료영리화 논란에 부딪혀 수면 아래에 잠자고 있는 상태다.

'서발법 주고, 규제혁신 5법 받고?' 더민주 복잡한 셈법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한국당이 전에 없이 강도높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반해, 민주당의 태도는 이전과 달리 미온적이다. 그 배경에는 '규제혁신 5법'이 있다.

앞서 더민주는 문재인정부 규제혁신 정책의 핵심으로 이른바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하겠다며 ▲행정규제기본법의 제정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의 제정 ▲산업융합촉진법의 개정 ▲정보통신진흥융합활성화법의 개정 ▲지역특화발전특구규제특례법의 개정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한국당은 의료서비스를 포함한 원안대로 서발법을 처리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여당이 밀고 있는 규제혁신5법의 처리도 없을 것이라며 여당을 강도높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한국당이 보건의료분야를 제외하자는 여당 측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현재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원안대로 법안을 처리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개혁입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의료를 포함한 서발법의 처리를 곤란하다면서도, 단호하게 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여당 관계자는 "우리 당론은 확고하다. 서발법에서 보건의료를 제외하면 언제든지 통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런데도 자한당이 원안을 고수하면서 민생입법 전체를 볼모로 삼고 서발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야, 규제프리존특별법 정리에는 합의

한편 규제프리존법에 대해서는 여야가 8월 국회에서 법안을 다루기로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야의 안을 함께 논의하는 조건이다.

야당발 규제프리존법은 '미니 서발법'으로 불려왔다. 각 시도별로 각종 규제특례가 적용되는 규제 프리존을 지정해 지역산업을 적극 육성하자는 내용으로, 야당안에는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와 미용기기의 신설 등도 포함되어있다.

더민주는 이에 대한 대항마로 이른바 '신(新) 규제프리존법(지역특화발전특구규제특례법, 규제혁신 5법 포함)'을 내놓은 바 있다. 야당의 규제프리존법과 뼈대는 유사하지만 과도한 규제 철폐를 지양하는 것이 차별점으로, 여기에는 미용기기 신설 등의 내용은 빠져있다.

여당 관계자는 "여야의 안이 복수로 존재하는데다, 기획재정위원회가 아닌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에서 병합심사를 하기로 한 만큼, 상임위 논의과정에서 독소조항이나 위험요소를 배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컬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