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STF "65세 이상 무증상 성인에게 심전도 선별검사 권고할 근거 부족"
대한부정맥학회 "비용 대비 효과 반영한 결과…학회 차원 심전도 관련 대규모 연구 진행"
국내 전문가들도 USPSTF가 비용 대비 혜택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A 교수는 "미국은 숨겨진 심방세동 환자를 찾아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개념에 경제 논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심전도 선별검사를 통해 발견된 심방세동 환자는 상태가 매우 경하고, 경우에 따라 치료나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일반 심방세동 환자와 마찬가지로 추후 복잡한 관혈적 검사 진행 시 따르는 위험을 고려한 권고안"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회장(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은 "미국은 비용 대비 혜택을 평가했을 때 큰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미국은 휴대용 심전도검사, 아이폰 기반의 심전도검사기기 등이 있어 추가로 심전도 선별검사를 받는 게 큰 혜택이 없다는 입장이다. 즉 65세 이상의 무증상 성인에게 심전도 선별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닌, 심방세동 진단을 위한 선별검사에 심전도검사를 추가하는 게 큰 혜택이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USPSTF 성명서는 향후 진행되는 연구 결과에 따라 변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A 교수는 "비용 대비 혜택 측면에서 심전도 선별검사의 효율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후 기존 진료실 검사 방법과 선별검사에 따른 예후를 비교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면 USPSTF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대한부정맥학회 "건강검진에 심전도 도입 위한 대규모 연구 진행 예정"
USPSTF가 무증상 성인에서 심전도 선별검사의 유용성에 대해 부정적인 결론을 내렸지만, 대한부정맥학회는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심전도검사를 포함시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심전도검사 비용은 5000원, 환자 본인 부담금은 1000원에 불과하며 질환을 효과적으로 찾을 수 있고 검사시간도 짧다. 심방세동 등 주요 부정맥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65세 이상의 고령에서 흔히 발생하기에, 건강검진에 심전도 선별검사를 도입하는 지원이 시급하다는 게 학회의 입장이다.
학회는 심전도 선별검사의 유용성을 입증하고자 65세 이상의 무증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학회 차원의 대규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를 제외한 노인 복지시설이나 주민센터, 보건소 등에서 심전도검사를 무작위로 시행해 심방세동을 진단받지 못한 이들의 비율을 확인하고 치료율도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심혈관질환 외의 다른 질환을 동반했거나 여러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기에, 심전도검사에 따른 예후를 직접 비교한 무작위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움이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한 것이다.
김 회장은 "65세 이상의 고령은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을 때 심전도검사를 처음 받아본 경우가 적지 않다. 뇌졸중 고위험군인데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학회 차원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연구를 통해 숨겨져 있던 심방세동 환자 비율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심전도검사를 포함시켜 효율적으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