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량 증가로 사용량 약가연동제 약가인하 걱정

 

제지앙 화하이사와 대봉엘에스 사태를 겪으며 생긴 발사르탄 포비아로 오리지널 의약품 수요가 높아졌다지만 다국적사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처방실적이 증가할 경우 사용량 약가연동제가 적용 돼 약가인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사용량-약가연동제에 따르면, 신약은 등재 시 설정한 예상 사용량보다 실제 사용량이 30% 이상 늘어나거나, 전년 대비 청구량이 60% 이상 증가할 경우 약가인하 대상이 된다. 제네릭은 전년 대비 청구량이 60% 이상 늘어나면 약가 재협상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 2014년부터부터는 약가인하 대상에 '처방실적이 10% 이상 증가하면서, 총 증가액이 50억원 이상인 약제'도 포함시켰다. 증가율 기준의 한계로 인한,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목표에서다. 

최근 발사르탄 안전성 문제로 오리지널 의약품인 디오반과 엑스포지의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다. 1차 제지앙 화하이 당시 고혈압 치료제를 변경했지만 변경한 약제마저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자 오리지널을 처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ARB계열 오리지널 의약품에는 미카르디스(텔미사르탄), 카나브(피마사르탄), 올메텍(올메사르탄), 아타칸(칸데사르탄), 코자(로사르탄) 등도 일정부분 반사이익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혈압 치료제로 대형품목들인 이들은 사용량 약가연동제 중 처방실적 10% 이상, 증가액 50억원 이상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다국적사 한 관계자는 "이미 사용량 약가연동제 기준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을 시장에 공급했다"면서 "처방실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제도를 염두해 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은 처방량이 늘 수 있지만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약가는 한번 인하되면 원위치가 힘들어 고민"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세일즈를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환자들이 처방받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원활하게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다국적사 관계자는 "발사르탄 사태에 의한 처방증대가 영업부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없지만 내년 매출목표를 설정하는 데에는 일정부분 반영될 것"이라며 "약값이 낮아진다면 그것도 감안해야되지 않겠냐"고 밝혔다. 

사용량 약가연동제에 따른 약가인하는 제네릭을 가진 제약사들도 반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다.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의 가격 차이가 좁혀질 경우 경쟁력을 잃게 되기 때문.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제네릭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마당에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오리지널을 사용하지 않겠냐"며 "이번 발사르탄 사태로 오리지널 처방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라면 사용량 약가연동제 예외상황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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