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김소영·충북의대 박종혁 교수 연구팀 "환자 48.2% 부담 느껴…의사 29.6% 응답"

▲ (좌부터)박종혁, 김소영 교수.

암치료 비용에 대해 의사와 암환자가 느끼는 재정적 부담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대병원 김소영 교수와 충북의대 박종혁 교수 연구팀이 국립암센터와 함께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환자 본인부담금에 부담을 느낀 암환자는 48.2%였으나 의사는 29.6%만이 환자가 부담을 겪었을 것으로 응답했다.

환자가 느끼는 재정부담에 대한 인식에서 환자와 의사 간 불일치된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번 조사는 암치료 비용에 관한 커뮤니케이션 경험 및 선호도에 있어서 암환자-환자가족-의사 간의 의견과 인식의 일치도를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암환자와 환자가족으로 구성된 725쌍과 의사 13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했다.

그 결과, 대부분 암환자(80.3%)와 환자가족(87.3%)은 의사가 암에 대한 검사나 치료를 권할 때 환자 본인부담금에 대해 설명해주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의사의 95.5%는 환자가 검사나 치료를 결정할 때 환자 본인부담금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암환자와 환자가족은 본인부담금에 관해 의사와 이야기하기를 원했지만 암환자의 25.9%와 환자가족의 36.6%는 이러한 논의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본인부담금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비용에 관한 대화가 불편하게 느껴져서(환자 41.9%, 환자가족 42.1%, 의사 42.2%) △비용에 관한 문제는 의사의 책임이 아니므로(환자 33.9%, 환자가족 33.7%, 의사 39.1%) △비용에 관한 대화를 의사(환자나 환자가족이)가 불편해할 수 있으므로(환자 22.0%, 환자가족 21.2%, 의사 40.6%) 순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본인부담금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 부담 정도와 관련한 환자와 의사 간 인식 일치는 상대적으로 환자의 교육수준이 높고 의사의 나이가 많으며 환자의 실제 본인부담금이 적을수록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다만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나 의사에 대한 신뢰도는 유의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많은 의사가 암환자의 주관적 재정부담 정도를 실제보다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며 "또 암 치료 비용에 관한 커뮤니케이션 경험 및 선호도에 있어서 의사와 환자 간 의견 및 인식이 상당 부분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종혁 교수는 "다른 질환에 비해 암은 진료비 부담이 커 전 세계적으로 비용에 대한 적극적인 상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치료에 관한 모든 결정은 환자의 건강 상태뿐만 아니라 환자의 재정 상황에도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의사는 진료비 본인부담금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해 환자들이 재정적, 의학적으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아울러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본인부담률을 완화하고 재난적 의료비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등 의료 접근성 및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개인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 아프거나 다친 사람들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실효성 있는 정책들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upportive Care in Cancer 10월호에 실렸다(Support Care Cancer 2018;26(10):3517-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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