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이해영 교수팀 "KoGES 분석 결과, 대사증후군이 여성 고혈압 위험과 관련돼"

여성 고혈압 유병률은 폐경 전보다 후에 증가하지만, 그 원인은 폐경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 이해영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팀이 한국인 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폐경과 고혈압과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고 대사증후군이 여성의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고혈압학회지 10월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학계에서는 중년 여성에서 폐경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인지에 대해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왔다. 

지난 2005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폐경이 혈압 상승과 관련됐다는 결론을 내렸지만(J Hypertens 2005;23(12):2269-2276), 일각에서는 폐경과 고혈압은 상관관계가 없다는 반대된 결과를 내놓았다(J Hypertens 2008;26(10):1983-1992).

연구팀은 폐경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평가하고자 이번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폐경과 밀접하게 관련된 대사증후군이 폐경과 고혈압의 연결고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했다. 

KoGES 자료에서 42~53세인 여성 1502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등록 당시 폐경 여성은 464명이었고, 1038명은 폐경이 시작되지 않았다. 평균 나이는 각각 49.2세와 45.4세였다. 

연구팀은 폐경 여부에 따른 고혈압 유병률을 비교하고자 4년간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등록 당시 폐경이 시작되지 않은 여성 중 일부가 추적관찰 동안 폐경이 진행돼, 4년 후 폐경 여성은 830명, 폐경이 시작되지 않은 여성은 672명으로 확인됐다.

먼저 등록 당시 고혈압 유병률은 폐경 여성과 폐경이 시작되지 않은 여성이 각각 24.4%와 16.7%로, 폐경 여성에서 고혈압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사증후군 유병률 역시 각각 25.4%와 16.6%로 폐경 여성에서 높았다. 

이어 연구팀은 등록 당시 고혈압이 없었던 여성 1216명을 대상으로 4년 후 고혈압 유병률을 분석했다. 이 중 등록 당시 폐경 여성은 351명이었고, 282명은 추적관찰 동안 폐경이 시작됐다.

그 결과 고혈압 유병률은 △폐경이 시작되지 않은 여성 10.1% △등록 당시 폐경 여성 13.1% △추적관찰 동안 폐경이 시작된 여성 16.3%로, 폐경이 진행되지 않은 여성에서 유병률이 낮았다(P=0.032).

하지만 여성의 고혈압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다변량 회귀분석한 결과, 폐경은 고혈압의 위험요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등록 당시 폐경 여성과 추적관찰 동안 폐경이 시작된 여성 모두 폐경과 고혈압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던 것(각각 OR 0.965; 95% CI 0.565~1.647; OR 1.391; 95% CI 0.863~2.242).

오히려 여성의 고혈압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대사증후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이 있다면 고혈압 발병 위험이 3.9배 상승했고(HR 3.9; 95% CI 2.51~6.07), 체질량지수(BMI) 역시 고혈압 발병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보였다(OR 1.09; 95% CI 1.03~1.16).

이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는 대사증후군이 폐경이 가까워진 여성의 고혈압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대사증후군을 관리하면 고혈압 등의 동반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에, 폐경이 가까워진 여성은 과도한 에너지 섭취를 줄이고 신체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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