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전공의 파업에 이어 전국 의대 교수진의 집단 사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최세훈 부교수(흉부외과)가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사직 결정 사실을 밝혔다. 

최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흉부외과 교수 사직의 변'이라는 글을 올려 자신이 사직을 결정하게 된 심정을 밝혔다. 

그는 "불과 1달 전 우리 팀이 전부 있었을 때는 어떤 환자가 와도 무서울 것이 없었는데 이제는 환자를 보는 것이 무섭고 괴롭다"며 "어떻게 치료하면 될지를 알면서도 여건이 안 돼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의사를 초라하게 만드는지 절감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전공의와 전임의 사직 후 혼자 수술할 수 있는 환자가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급한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수술하다 보니 나머지 환자들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원체 밤새 수술하는 사람이었으니 몸이 힘든 것이야 큰 문제가 아니나, 정신이 너무 힘들다"며 "당직이 아닌 날도 불면증에 시달리며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는 제 모습이 스스로도 낯설어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상황을 도저히 못 견디어 사직서를 낸다"며 "더 이상 새로운 환자-의사 관계를 만들지 않을 것이고 제가 수술하기로 약속했던 환자들까지는 어떻게든 해결하고 난 후 병원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사직 사실을 밝히며 현 정부를 '아마추어 정부, 돌팔이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나라의 의료 체계를 바꿀 때는 신중해야 하며 졸속으로, 강압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 의료에 문제점이 있다면 기득권 의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전공의와 학생들만을 집요하게 괴롭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차피 우리나라 흉부외과의 미래는 없다"며 "떠나간 젊은 의사들이 살릴 수 있었던 수많은 국민이 고통 속에 죽어갈 때 그 책임이 이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이들에게 있었다는 것을 국민들이 오랫동안 기억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