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간 약물 효과 비교 공개

▲ 미국 보스턴에서 5일~9일까지 진행중인 ADA 2015 연례학술회.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되는 세션장에는 어김없이 많은 미디어의 눈길이 집중됐다.사진ⓒ원종혁 기자

가장 늦게 출발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들이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집중 조명됐다.

7일 ADA 2015 학술 세션에서 '2015년판 SGLT-2 억제제 총정리'가 발표된 가운데, 해당 약제들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롯해 혈압조절에 미치는 영향, 어떠한 환자가 최적의 타깃이 되는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여기엔 현재까지 알려진 SGLT-2 억제제를 평가변수에 맞춰 각각 비교해 놓은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내분비내과 Robert R. Henry 박사팀의 연구결과가 구심점 역할을 했다.

SGLT2 억제제 뒤늦은 등장의 이유?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 억제제의 출현.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도입된 시기만 치자면 가장 늦둥이다. 기저 인슐린,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DPP4 억제제, GLP1 작용제 등보다 한발 늦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는 기존 약제와는 차별성을 내세우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당뇨약으로서 충실해야 할 기본기인 혈당 조절은 물론 혈압과 체중 감소 효과까지 부가적인 혜택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 ADA 2015

세션 발표를 맡은 Henry 박사의 설명이 SGLT-2의 역할을 잘 대변해준다.

그는 "철저한 혈당 조절 전략이 우선이지만 당뇨병이 만성질환인 만큼 해당 환자에서 직간접적인 위험인자가 되는 체중 및 혈압, 고지혈증 등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시점"이라며 "SGLT-2와 같은 새로운 당뇨약의 도입이 치료 전략을 구체화하는데 보탬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고 못박았다.

당뇨병 환자에서 흔하게 동반되는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적극적인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를 일정 수준 커버할 수 있는 약물의 등장은 그만큼 선택 옵션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SGLT-2 억제제만의 강점은 무얼까. 이 약물이 등장했을 당시 강조했던 장점만 열거해도 입이 아플 정도다. 지금껏 입증된 데이터만 놓고 보자면 혈당·혈압·체중을 한번에 잡는 약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루 한번 먹는 복약의 간편함, 공복혈당(FPG) 및 식후혈당 강하 효과, 당화혈색소(A1C)의 조절은 기본이다. 하루 약 60g의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해 1일 평균 약 240Kcal의 체중감소 효과를 가져가며 일부 당뇨약에서 지적되는 저혈당의 발생 위험과 혈압까지 낮췄다.

이뿐만이 아니다. SGLT-2 억제제는 인슐린 비의존적인 기전으로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과 인슐린 저항에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다. 일부 앞선 치료제들이 인슐린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즉 자유롭게 다른 제2형 당뇨병 치료제와 병용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는 제1형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뒷말도 많다고 걱정을 놓을 수는 없다. SGLT-2 억제제 사용에 따른 세균성 요로감염, 곰팡이 성기 감염증 등 감염사례가 보고되며, 중등도 이상의 신장장애 환자에서는 효과마저 떨어진다. 투약 초기 탈수와 갈증, 다뇨 등의 이상반응도 문제다.

또 기타 당뇨약들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던 장기간 심혈관 및 신장에 미치는 영향, 골감소증과 골절 등 위험성 측면에서도 아직은 안심하기 이른 상황인 것.

헤드 투 헤드 연구 없지만, 데이터 비교해 보니

 

출발이 늦은 만큼 이제 막 시작이다. 아직 근거가 많지 않아 널리 처방되지는 않지만, 약물 교차반응이 적어 어떤 약과 중복 사용해도 부담이 적다.

SGLT-2 억제제 계열로는 작년 3월 국내에 첫 도입된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만 봐도 단독요법은 물론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DPP4 억제제인 시타글립틴, 인슐린과의 병용사용이 가능하도록 명시됐다.

병용요법이 자유로운 만큼 SGLT-2 억제제들마다 병용 효과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지 의문이 따른다. Henry 박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SGLT-2 약물간의 직접 비교(head to head) 연구는 현재 없다고 전했다.

그는 "각 약물마다 임상연구 디자인부터가 다르고, 대상 환자, 치료기간, 평가변수가 제각각이지만 일단 발표된 데이터를 토대로 SGLT-2 억제제들의 단독 및 병용요법 효과를 비교 평가했다"고 밝혔다. 다파글리플로진, 카나글리플로진(제품명 인보카나), 엠파글리플로진 등이 주 비교 대상이었다.

▲ 7일 보스턴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 웨스트홀에서는 SGLT2 억제제계열 약물간의 다양한 효과 비교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1차전. SGLT-2 단독요법 : 카나글리플로진 '우세'

발표된 연구 데이터를 종합해봤을 때 SGLT-2 단독요법의 경우 각 약물들간에 당화혈색소(A1C)와 공복혈당(FPG)을 줄이는데 차이를 보였다.

먼저 SGLT2/1 약물들의 선택적 작용을 비교해 보면 엠파글리글로진이 2500(IC50, 최대억제농도 절반값)으로 다파글리플로진(1200 EC50, 최대유효농도의 절반값), 카나글리플로진(160 IC50), 소타글리플로진(20, IC50) 등보다 앞섰다.

Henry 박사는 SGLT2의 기전과 관련해 "신장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증가는 환자의 혈당 수치가 신장의 당배출 역치값(renal threshold for glucose excretion, RTG)을 초과했을 때 발생한다"면서 "SGLT2 억제가 이 RTG를 낮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Henry 박사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카나글리플로진 300mg과 다파글리플로진 10mg을 4일간 비교한 연구결과를 소개했다(Diabetes Obes Metab. 2015;17: 188-197). 설명에 따르면 카나글리플로진은 신장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을 늘리고 RTG 값, 혈당치를 한 시간동안 더 많이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카나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이프라글리플로진을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에서도 차이는 뚜렷했다. A1C의 감소가 가장 큰 것은 카나글리플로진 300mg(-1.03%)에서 였다. 다파글리플로진(-0.9%), 이프라글리플로진(-0.8%), 엠파글리플로진(-0.6%)은 그 다음이었다. 여기서 연구의 디자인에 따라 감소 수치는 바뀔 수 있는 부분이라고 Henry 박사는 전제했다.

FPG의 감소에 있어서도 카나글리플로진의 효과가 가장 컸다. 순서는 비슷했다. 이프라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이 그 뒤를 이었다.

2차전. A1C 감소 : 메트포르민 또는 인슐린 병용시 다파글리플로진 '강세'

SGLT-2가 약물 상호작용이 없는 만큼 메트포르민, 인슐린 등과 각 SGLT-2 억제제를 병용투약한 결과가 궁금해 진다. 특히 1차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메트포르민을 추가하면 결과는 어떨까.

A1C의 감소에선 다파글리플로진이 카나글리플로진을 앞섰다. 다파글리플로진 10mg 용량에서 A1C가 0.84% 줄어, 0.73%가 감소한 카나글리플로진 300mg보다 당화혈색소를 조절하는 효과가 뛰어났다. 눈에 띄는 점은 엠파글리프로진은 메트포르민과 병용시 고용량인 50mg보다 10mg에서 A1C 강하 효과가 뛰어났다. 이러한 비교결과는 앞선 제70회 ADA 연례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SGLT-2 억제제에 인슐린을 추가했을 때도 결과는 비슷했다. 연구마다 투약기간이 달랐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 다파글리플로진이 역시 우위에 섰다. 하지만 다파글리플로진과 카나글리플로진간의 차이는 미미한 수준. 다파글리플로진을 48주간 투약한동안 A1C의 변화는 5.0mg 용량에서 0.94%가 감소해 가장 큰 효과를 보였고, 카나글리플로진 300mg은 4주 투약후 0.92%가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3차전. 체중 감소 : 다파글리플로진 + 메트포르민 병용 효과 '탁월'

메트포르민과의 병용요법으로 체중조절 효과를 평가한 결과도 제시됐다. 마찬가지로 각 약물의 직접 비교연구가 아니다 보니 투약기간부터 차이난다. 체중 감소 폭에 있어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 다파글리플로진 5.0mg을 메트포르민과 24주간 병용한 결과가 3.0kg 감소로 앞섰다.

이어 엠파글리플로진 50mg이 12주 투약결과 2.9kg 감소, 카나글리플로진 300mg을 1일 2회 12주 투약한 결과가 체중이 2.3kg 준 것으로 나타났다. 카나글리플로진이 체중 감소 효과가 가장 적었다.

Henry 박사는 설포닐우레아계 대표성분인 글리피지드(glipizide)와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을 다파글리플로진 + 메트포르민과 비교한 연구결과도 공개했다.

208주(4년)동안의 장기간 진행된 연구에서 다파글리플로진 + 메트포르민의 병용요법은 대조군에 비해 A1C(-0.30%), 혈압(-3.67mmHg), 체중(-4.38kg)의 뚜렷한 감소 효과를 다시금 입증했다. 결과적으로 4년간 다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의 약효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4차전. 수축기 혈압 감소 : 메트포르민 병용시 카나글리플로진 '효과'

SGLT-2 억제제에 메트포르민을 추가한 경우 수축기 혈압의 강하효과는 모든 약물에서 관찰됐다. 투약기간 면에서 가장 큰 폭의 변화를 보인 약물은 다름아닌 카나글리플로진이었다. 다파글리플로진을 52주간 투약한 결과에서 4.3mmHg가 줄었던 반면, 카나글리플로진 300mg을 52주간 투약한 결과 5.1mmHg가 감소했던 것. 엠파글리플로진 25mg과 소타글리플로진 400mg은 12주 투약기간 동일하게 6mmHg의 혈압강하 효과를 보였다.

다파글리플로진의 경우 치료기간에 따른 변화가 많았다. 다파글리플로진 10mg을 12주 투약했을 때 수축기혈압이 6.4mmHg 감소해 가장 좋은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냈지만, 24주 치료시 5.1mmHg 감소, 최종 52주 결과에서는 4.3mmHg로 낮아졌다. 결국 투약기간이 길 수록 효과가 서서히 줄어드는 경향이 포착됐다.

한편 인크레아틴 기반 치료제와 SGLT-2 억제제, 메트포르민 3제를 병합 사용했을 때 A1C의 감소효과를 살펴본 결과도 이날 소개됐다(Diabetes Care 2015;38:376-383).

24주 동안 다파글리플로진에 DPP4 억제제인 삭사글립틴(제품명 온글라이자), 메트포르민 3제 병용요법 연구결과에 따르면, 삭사글립틴과 메트포르민을 병용한 군은 A1C가 0.88% 감소했고 다파글리프로진 + 메트포르민군은 1.20%가 감소해 보다 높은 효과가 관찰됐다. 또 이들 약제 모두를 섞은 3제 병합요법에선 A1C가 1.47%가 낮아져 가장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단, Henry 박사는 "SGLT-2 억제제에 글루카곤을 억제하기 위해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를 추가하는 것이 부가적인 혈당 조절 효과가 있는지엔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이른 시점"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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