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의료기관 내과·외과 명암 엇갈려...건당급여비 소청과 가장 낮지만, 청구량 많아 'SO SO'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산부인과, 비뇨기과, 외과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원의 수만 증가해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경영난과 폐업 등이 증가하면서 침체의 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2015년 1/4분기 진료비통계지표 및 2014년 손에잡히는 의료심사평가 길잡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2015년 1분기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은 2조 9109억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4.9% 증가했다. 이중 표시과목별로는 안과 8.5%, 피부과 8.4%, 내과 6.6%, 비뇨기과 6.2%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2015년도 1/4분기 의원급 의료기관의 청구건수, 내원일수, 요양일수.

반면 산부인과, 외과, 비뇨기과의 증가 폭은 매우 저조했고, 이들 기관의 환자 내원일수는 모두 감소했다. 실제 의원급 의료기관의 올해 1분기 요양일수는 전년 대비 0.51% 올랐으나, 청구 건수는 0.11%, 내원인수는 0.17% 감소했다.

또한 산부인과를 살펴보면 2014년 1분기 1337억원에서 1406억원으로 5.2% 증가했으나, 내원일수는 0.1% 감소했다. 외과 역시 1158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3.7% 진료비는 증가했으나, 내원일수는 0.6% 줄었다. 비뇨기과도 같은 기간 631억원에서 670억원으로 6.2% 증가했고, 내원일수도 0.3%가 감소했다.

즉 요양기관의 개수의 증가와 환자당 요양일수의 증가에 따른 것일 뿐, 이를 각 의원마다의 수익으로 환산했을 때는 오히려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급 의료기관 의사수와 비교하면 어려움 '확연'

더욱 문제는 전문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개원의가 더 늘어나고, 환자수는 줄어 피튀기는 개원가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 2014년도 진료과목별 운영 추이.

지난해 기준으로 전문의 수는 7만3110명이며, 이중 의원급 의료기관의 전문의 수는 3만3659명이다. 이중 내과 5617명, 가정의학과 3552명, 소아청소년과 3106명, 산부인과 2984명, 외과 2480명 순으로 많았다.

하지만 이들의 올해 1분기 청구건은 내·외과로 극명하게 갈린다.

내과의 경우 청구건이 2516만3646에 달하지만, 전문의 수가 내과에 비해 절반정도 적은 외과는 청구건이 326만830건에 그친다. 오히려 외과보다 전문의 수가 적은 정형외과(1229만1149건)나 이비인후과(1652만5651건)에서 청구되는 건이 더 많은 실정이다.

외과와 비슷한 청구량은 산부인과 394만2449건, 비뇨기과 280만4231건 등 같은 어려움의 길을 걷고 있는 진료과목이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1535명의 전문의가 있는 마취통증의학과와 비슷한 추이다.

비록 건당 급여비가 소아청소년과가 1만3300원으로 가장 낮고, 가정의학과가 1만4570원, 진단검사의학과 1만4866원, 이비인후과 1만6214원으로 낮은 편에 속했으나, 청구량과 합산할 경우 수익으로 보면 나쁜 지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경영난, 폐업 등으로 이어져...'의료전달체계 악영향'

이러한 어려움은 부채와 경영난, 그리고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 10곳 중 3곳 이상은 부채로 몸살을 앓고 있었으며, 개원의들은 평균 4억원~5억원 가량의 빚이 있었다.

또한 요양기관의 대업 대비 폐업률을 살펴보면, 지난 3년가 80%대를 유지했고, 지난해에는 73%를 기록했다. 즉 10곳이 문을 여는 동안 7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 2014년도 진료과목별 요양급여비.

특히 산부인과는 지난해 50곳이 신규 개원했고 76곳이 사라지면서 162%의 폐업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산부인과 의원 1개가 개업할 때 동시에 2~3개가 문을 닫는 셈이다. 이외에도 외과, 비뇨기과 역시 각각 폐업률 85.47%, 70.73%, 72%을 차지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정책과 제도, 저수가 등으로 인해 산부인과, 외과, 비뇨기과 등의 일부 진료과목들이 극심한 어려움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결국 이들 개원가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고, 관련 전문의들은봉직의로 가려는 추세가 극심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1차의료에서 이러한 과목들은 제대로 된 진료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그렇잖아도 엉망인 의료전달체계가 더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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