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실 58%가 수도권 집중. 울산 경북 충남 지역은 1개 이하로 열악

우리나라 뇌졸중전문치료실 설치율의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뇌졸중학회(이사장 정진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가 전국 140개 병원을 대상으로 분석한 우리나라 뇌졸중 진료 병원 현황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특히 학회는 140개 병원 중 62개(44.6%)가 뇌졸중전문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중 36개 치료실(58%)이 수도권에 집중돼 심한 쏠림 현상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17개 권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인구 100만명 당 뇌졸중전문치료실 설치율은 서울이 2.01개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 제주 권역이 1.51-2개소, 인천, 경기, 강원, 대전, 광주, 전남, 경남이 1.01-1.5개소로 그 뒤를 이었다.

 

부산과 충북 권역은 0.51-1개소이었으며, 울산과 경북, 충남 지역은 0-0.50개소를 기록해 지역별로 뇌졸중전문치료실에 심한 격차를 보였다.

아울러 대부분의 병원이 뇌졸중전문치료실의 필요성과 효과를 인정하고 있지만, 인적 자원 부족(78.4%), 별도 수가 부재(64.0%), 공간 부족(44.6%) 등 행정적 경영적 요인이 전문치료실 설치 및 운영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률…지역 간 격차에서 여실히 드러나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에서도 지역 간 격차는 여실히 드러났다.

학회가 전국251개 시 구 군의 3년(2011년에서 2013년)간 평균 뇌졸중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전국 17개 권역 기준)에서 평균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과 가장 높은 지역의 차이가 인구 10만명 당 27명(제주), 44명(울산)으로 약 1.6배의 차이를 보였다.

학회에 따르면 구 군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그 차이는 더 커져 사망률이 가장 낮은 서울시 서초구는 10만명 당 19명을 기록한 반면, 가장 높은 경상남도 고성군은 57명에 달해 지역간 편차가 최대 3배까지 벌어졌다.

 

대한뇌졸중학회 정진상 이사장은 "전세계적으로 뇌졸중전문치료실을 확대해 정맥 내 혈전용해제의 투여 및 동맥을 통한 혈전제거술 등을 시행해 초급성기 및 급성기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치료실의 지역적 불균형은 지역 간 의료 서비스 격차를 유발하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보건체계에 대한 질평가 보고서(OECD Health Care Quality Review: Korea)에 의하면 국내 뇌졸중 치료 실적은 OECD 국가 중 상위권이나 다른 국가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 및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보고서는 뇌졸중전문치료실 부족, 뇌졸중 발생 후 적절한 의료시설로 이송 지연, 낮은 정맥혈전용해술 치료율, 지방과 대도시간 치료 수준의 격차, 뇌졸중 환자의 높은 자기 부담금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뇌졸중전문치료실의 지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일차)뇌졸중센터 설립 추진 △지역병원에 재정 및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119 및 응급환자 이송시스템과의 연계 및 지역네트워크 구성 △지역 뇌졸중센터에 대한 학회나 기타 기관 인증방식 도입 등의 문제를 야기하는 심평원 뇌졸중 평가에 대한 전문적인 재검토 및 시정 등을 개선방안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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