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의료패널 학술대회서 연구결과 발표…고소득·경인거주민 대형병원 선호 뚜렷

▲ 26일 건보공단과 보사연 주최로 열린 제7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

교육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감기 등 가벼운 질환에도 중소병원 보다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형병원 이용자는 중소병원 이용자에 비해 한 번 방문할 때마다 총 진료비 4만6805원, 비급여는 1만9355원을 더 쓰지만 의료비 지출로 느끼는 부담은 후자가 더 컸다.

저소득층일수록 중소병원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더 낮은 의료비에도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7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이날 자료발표 세션에서 김두리(서울대), 최은지(경희대) 석사과정생이 발표한 '경증질환자의 대형병원 이용 결정요인 및 영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입원의 경우 대형병원 이용자는 중소병원에 비해 총 진료비 373만1169원을 더 지출하고 입원일수도 1.638일 길었다.

외래 방문시 검사를 받을 확률은 대형병원이 더 높았지만, 환자들이 느끼는 재정 부담은 중소병원이 더 높았다. 의료 이용에 대한 만족도는 중소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지역 외에 부산, 경상도지역의 경증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반면 충청권 지역 경증환자들은 중소병원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대형병원 이용자들은 왜 중소병원 이용자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돈을 쓸까.

연구팀은 "기본적으로 기준 치료수가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진료 및 치료행위를 하더라도 대형병원을 이용한 경우 총 진료비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도 "의료비 차이가 기준 치료수가의 차이에만 기인하기보다는 대형병원의 과잉의료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는 병원급과 의원급의 치료수가 평균차가 2000원 남짓으로 몇 가지 치료행위를 청구한다고 하더라도 분석된 비용차가 발생하기 어렵고, 분석대상이 경증질환자로서 대부분 복잡하거나 여러 가지 치료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연구는 대형병원 집중현상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를 의료자원 낭비라는 측면에서 실증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시도로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중소병원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사실은 중소병원의 의료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국민들에게 의료기관의 종별 분류가 의료수준 차이가 아닌 기능차라는 것을 알리고 일차의료 및 중소병원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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