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월부터 전문병원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전문병원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어려워진 병원의 경영상황을 개선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월 1일부터 전문병원관리료·의료질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관리료는 ▲척추(한방포함), 관절, 대장항문 분야는 병원급에서 790원 ▲산부인과, 신경과, 외과, 한방중풍분야 1980원 ▲수지접합, 알코올, 화상, 재활의학, 뇌혈관, 주산기, 유방, 심장 2370원 ▲안과, 이비인후과 1980원이다.

의료질지원금은 관리료를 산정하는 병원으로 전문병원 지정 당시 추가비용 징수의사가 있는 선택진료기관이면 받을 수 있다.

서울에 있는 모 전문병원이 정부가 제시한 이 숫자를 갖고 시뮬레이션 한 결과 연간 5000만원 정도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병원 한 관계자는 "병원 선택진료의사 비율이 33로%로 감소하면 오는 9월부터 선진료 의사가 또 감소한다"며 "그렇게 되면 3억 정도 빠지는데 5000만원 정도 보존 되니까 1/6이 보전되는 것이다. 정부가 전문병원들 죽으라는 소리"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전문병원 인증하려고 비용, 전담인력, 부서 유지비 게속 들어가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보상도 없다. 사람 1명 추가하면 연봉 5500백만 정도다"라며 "이제 지쳤다. 더 이상 할말이 없다. 병원규모 줄이고, 의사수 줄이고 구조조정으로 살길 찾아야 할 듯하다"고 토로했다.

복지부의 이번 전문병원 관리료·의료질지원금 지급은 전문병원이 되는 기준은 높은 반면 정작 인증받은 후에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비판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정부의 이 정도 조치로 전문병원들의 오래된 불만을 가라앉게 할 수는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복지부의 탓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의료계 한 인사는 "전문병원장들은 지금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며 "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환자를 예방하려고 전문병원제도를 만들어 놓고 정작 아무런 정책도 만들지 않고 지원도 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전문병원이 시행된 것은 지난 2011년 11월. 복지부가 보건의료체계의 효율성 제고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특성화를 통한 중소병원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전문병원제도를 만들면서 사업 초기에는 모두 기대감이 컸다.

모 전문병원 원장은 "전문병원이 되려고 복지부가 요구하는 의료인력, 의료서비스 수준 등을 맞추는데 어려웠지만 기대감이 있었다"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힘들게 전문병원이 됐지만 복지부가 준 혜택은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이라는 팻말 뿐이었다"고 말한다.

2기 전문병원이 출발했음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선택진료 의사 축소 결정이 났다. 복지부 지원은 커녕 병원 경영에 타격을 주는 제도까지 시행하면서 전문병원들은 자신들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부에 분통을 터트렸다.

전문병원들의 낭패감은 올해 신년 교례회에도 나타났다. 교례회에 참석하는 원장들이 너무나 적었고, 급기야 대한전문병원협회 정규형 회장은 "울고 싶은 심정"이라며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을 해줘야 일을 추진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전문병원협의회 한 관계자는 "2월부터 정부 지원금이 시작됐으니까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도 전문병원들에게 도움일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지원금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또 타당한 지원 수준인지 등에 대해 용역연구를 병원경영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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