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서론
최근 십 년 가까이 스타틴 + 비스타틴 약제 병합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이 임상적인 이익을 증명하지 못했으나, 2014년 말 발표된 IMPROVE-IT 연구에 의해 스타틴 + 에제티미브 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는 이 병합요법의 효과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스타틴 + 에제티미브의 작용기전
스타틴은 주로 간세포에서 콜레스테롤 생합성 경로 중에 중요한 효소인 HMG CoA 환원효소를 억제해 간세포 내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춘다. 이에 대한 결과로 세포표면에 LDL 수용체 표현이 늘고 혈액이나 혈관 입장에서 보면 LDL 제거가 촉진된다.

한편 에제티미브는 장세포 표면에서 콜레스테롤 흡수(혹은 재흡수)에 필요한 운반체인 NPC1L1을 억제함으로써 장에서 콜레스테롤 농도와 카일로미크론 생산을 억제한다. 결국 두 가지 약물은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게 되는데, 작용기전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스타틴을 쓰던 환자에서 스타틴 용량을 올리는 것보다, 두 가지 약제를 병합하면 LDL 콜레스테롤 강하효과가 더 크다.

스타틴 + 에제티미브의 임상적 효과
스타틴은 용량을 두 배로 올릴 때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6% 더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반면, 에제티미브 10mg을 병합하면 16% 내외 추가로 낮추게 된다. 2000년대 후반부터 몇 가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스타틴 + 에제티미브의 임상적 이익이 있는지 평가하였는데:

1) ENHANCE 연구(2008년)에서는 simvastatin 80mg과 simvastatin 80mg / ezetimibe 10mg을 비교하였으나, 경동맥내중막두께에 차이가 없었고,
2) SEAS 연구(2008년)에서는 위약대조군과 simvastatin 40mg / ezetimibe 10mg을 비교하였는데, 대동맥질환 진행에 차이가 없었다.
3) ARBITER6-HALTS 연구(2009년) 에서는 statin 투여 중인 환자에서 niacin 2000mg과 ezetimibe 10mg을 각각 추가하였는데, 경동맥내중막두께 진행에 niacin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4) SHARP 연구(2011년)에서는 위약 대조군과 simvastatin 20mg / ezetimibe 10mg을 비교하여 위험비 0.83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었지만, 고용량 스타틴과 저용량 스타틴 + 에제티미브를 비교한 내용은 아니어서, 엄밀한 의미로 에제티미브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었을 때 스타틴과 동등한 위험도 강하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연구였다. 정리하면, 이때까지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합요법은 임상적 이익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2010년대에 출간된 여러 가지 국제 지질치료 지침에서 대개 에제티미브는 내약 가능한 스타틴 최고용량을 통해서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스타틴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 사용할수 있다는 정도로 언급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1만 8000여 명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IMPROVE-IT 연구결과가 2014년 말에 발표됐는데, 여기서 simvastatin 40mg군에 비해 simvastatin 40mg / ezetimibe 10mg 병합요법군이 위험비 0.94 정도로 유의하게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IMPROVE-IT 연구는 여러 가지 특징 중에서도 1) LDL 콜레스테롤 강하 약제 중 스타틴 외의 약제 중에 에제티미브가 처음으로 임상적 이익을 증명했다는 점, 2) 기존 지침에서 제시해왔던 고위험군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인 70mg/dL 미만보다 상당히 낮은 50mg/dL대에서 추가적인 이익이 확인된 점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아직 치료지침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에제티미브에 대한 권고등급에 긍정적인 조정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스타틴 + 에제티미브의 pleiotropic 효과
당뇨병 환자에서는 인슐린 저항성과 고혈당이 스타틴의 긍정적인 효과를 약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대사 측면에서 에제티미브는 지단백 지표를 개선하고 (아포B 강하, VLDL 생산감소, 식후 중성지방 감소 등), 염증표지자를 감소시킨다. 내피세포기능 향상 등 혈관에 대한 추가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동물연구에서는 에제티미브가 혈당 항상성 유지에 유익하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 일본에서 시행된 PRECISE-IVUS 연구에서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합요법이 스타틴 단독요법에 비해서 죽상반 퇴행을 촉진했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콜레스테롤 강하에 따른 영향과 스타틴 투여에 따라 콜레스테롤 흡수가 보상적으로 많아지는데, 에제티미브가 이를 억제하여 죽상반 퇴행을 촉진했다는 주장이 있다.

결론
최근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합요법을 통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출 경우 임상적 이익이 있다고 보고되었으며, 에제티미브 병합에 따른 추가적인 지질강하가 이 효과의 주된 기전으로 생각된다. 한편 에제티미브에 있는 pleiotropic 효과도 연구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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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 당뇨병 환자 지질치료에 에제티미브 권고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와 관련해 비스타틴계 약물 에제티미브의 병용전략이 처음으로 권고된 것이 큰 변화다. ACC·AHA를 비롯해 대부분의 순환기·내분비 학회들이 비스타틴계 약물의 심혈관 임상혜택 근거가 부족하다며 외면해 왔는데, IMPROVE-IT이라는 새로운 근거를 기반으로 임상적용 권고의 문이 열린 것이다.

ADA는 새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는 병용전략이 중강도 스타틴 단독요법과 비교해 부가적인 심혈관 혜택을 제공한다”며 “최근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을 경험한 가운데 LDL 콜레스테롤이 50mg/dL 이상이거나 고강도 스타틴에 불내약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권고했다. / 이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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