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이 약을 주목하라①] ARB+CCB 복합제 '승승장구'
사망률은 질병부담률을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척도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사망 외에도 보건사회적인 영향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기준들이 제시돼 있지만 의학이 '수명연장'이라는 기본적인 명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위험 정도는 현재 그리고 향후 관리전략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는 바로미터가 된다.
내가 제일 잘 나가 '트윈스타'
2013년 861억원, 2014년 895억원, 2015년 844억원의 처방액을 올리며 ARB+CCB 복합제 독보적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트윈스타(텔미사르탄+암로디핀)의 원동력은 단연 ONTARGET 연구다.
고혈압 단일연구로 최대 규모인 이 연구는 텔미사르탄과 라미프릴을 비교했는데, ARB 계열 중 유일하게 ACEI가 갖고 있는 심혈관보호 효과를 ARB제제에서도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아시아인에 대한 하위분석 연구는 국내 처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ONTARGET과 TRANSCEND 연구에 참여한 4782명의 아시아인을 관찰한 결과, 텔미사르탄은 아시아인 고위험 심혈관 환자에서도 심혈관계 사건 감소 효과가 라미프릴과 유사했다. 최대 용량인 80mg에 도달한 환자비율에서는 아시아인이 비아시아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아시아인에게 충분한 내약성과 순응도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와 함께 ARB 중 작용기간이 가장 긴 텔미사르탄 기반인 트윈스타가 잘나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오는 8월 PMS 만료를 앞두고 있어 동일계열 경쟁약물 외에도 제네릭과의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유일무이 3제 복합제 '세비카HCT'
세비카는 약점과 강점을 동시에 가진 약물이다. 최근 프랑스발 장질환 발생 위험 등 안전성 이슈로 주목받은 올메사르탄을 기반으로 한 약제라는 점과 국내 유일한 3제 복합제 세비카HCT가 있다는 점이 이에 해당한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허가사항 변경으로 안전성 이슈가 일단락 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비카의 처방액은 2013년 549억원, 2014년 527억원, 2015년 486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3제 복합제인 세비카HCT는 출시 2년 만에 1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1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30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임상연구에서 기인한다. 작년 올메사르탄과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병용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한국인 중등도 고혈압 환자 623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세비카HCT는 2제 요법보다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을 모두 현저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군에서 발생하는 이상반응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각각 차별화된 기전으로 혈압상승 원인 타깃들을 동시에 공략해 고혈압과 심혈관합병증 증가를 막는 것이 복합제 전략인 만큼 올메사르탄과 암로디핀,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까지 더해진 세비카HCT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RB + CCB 복합제 다크호스 '텔미누보'
텔미누보의 성장세도 무섭다. 2013년 92억원에서 2014년 187억원, 2015년에는 22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텔미누보는 트윈스타와 마찬가지로 텔미사르탄을 기반으로 했다. 때문에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가졌고, PPAR gamma를 부분적으로 활성화시켜 당대사·지질대사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차이점은 이성질체인 S-암로디핀이 결합된 것. 이는 암로디핀에서 발생하는 부종 부작용 발생이 적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 절반의 용량으로도 동등한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낸다. 텔미누보는 ARB+CCB 계열 약물 중에서 가장 많은 장점을 가진 다크호스임에 틀림없다.
역전의 기회 노린다 '엑스포지'·'아모잘탄'
반면 디오반(발사르탄)과 노바스크(암로디핀)가 결합된 최초 복합제로 주목받았던 엑스포지는 경쟁약물들의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2년 880억원의 처방액을 올렸지만 2013년 특허만료와 2014년 약가인하 등 두 차례 위기를 겪은 후 843억원, 720억원으로 감소했다. 작년에는 복합제 시장 2위자리를 내주면서 583억원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반등의 기회는 있다.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동판매를 위한 파트너십 체결을 고려하고 있어 국내사의 영업력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사르탄과 암로디핀의 복합제 아모잘탄 처방액은 2013년 758억원, 2014년 683억원, 2015년 620억원으로 성장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고혈압 초기치료 적응증을 가지고 있어 중등도 이상 고혈압 환자(수축기 혈압 160mmHg 또는 확장기 혈압 100mmHg 이상)의 초기 치료부터 투여 가능하다는 사실은 언제든 재도약할 수 있는 장점임에는 분명하다.
The lower 혈압을 위해 the more 항고혈압제가 필요하다는 SPRINT 연구결과가 말해주듯 복합제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