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환자의 만족도 등 환자경험을 토대로 한 적정성평가를 추진키로 결정하고 평가지표 개발에 나섰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계는 환자경험 적정성평가 추진 반대 입장에도 강행을 추진하는 심평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4일 환자경험평가 분과위원회를 열고 평가지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심평원은 14일 오후 환자경험평가 분과위원회를 개최,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그동안 심평원은 올해 초부터 관련 분과위원회를 열어 환자경험 예비평가 결과보고, 평가대상자 범주 선정, 환자경험평가계획 수립을 위한 검토내용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날 분과위원회에서는 평가도구(설문지) 의견수렴 현황을 보고받고,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분과위원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날 분과위원회에서는 환자경험평가를 위한 설문지의 구체적인 문구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면서 “의료계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평가도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심평원이 환자경험 평가체계 마련에 한창이지만, 의료계의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심평원은 미국과 영국 등의 국가에서 환자경험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심평원에 따르면 미국의 환자중심평가인 HCAHPS 지표에는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병원 직원의 응대, 통증관리, 복약관련 의사소통 등이 포함돼 있다. 

영국 NHS의 평가지표에는 의료진에 대한 신뢰 및 설명의 충분도, 수술과 퇴원 시 주의사항 및 투약 설명, 치료 과정 중 환자에 대한 지지와 정보제공, 응급실 이용 시 개인정보 및 사생활 존중 등이 지표로 들어있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이 같은 외국의 지표를 참고해 ▲간호사 서비스 ▲의사서비스 ▲투약·검사·처치에 대한 설명 ▲통증 조절 ▲치료과정 중 참여 및 배려 ▲퇴원 후 설명 ▲병원 환경 ▲공평한 대우 및 권리보장 ▲만족도와 추천 여부 등 9개 항목을 평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계는 심평원의 환자경험평가 실시에 당위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분과위원회 관계자는 “복약지도를 잘했는지, 수술 전 충분한 설명을 했는지 등을 평가한다면 의료의 질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의사나 간호사가 친절했는지, 이들의 서비스가 좋았는지 등 주관적인 평가는 소비자보호원 등 소비자단체가 해야 할 일이며, 지금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요양기관의 친절도 평가를 환자의 주관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심평원이 할 일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영국 등 외국에서 환자경험을 평가한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이를 무조건 쫓아가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심평원이 정책 추진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불통으로 맞서로 있다는 비판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평가조정위원회에서는 분과위원회를 개최할 때 분과위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심평원은 의료계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환자경험평가 강행을 추진하려 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심평원은 불통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심평원은 올해 4분기 환자경험 평가방법론 보완 및 평가계획을 수립헤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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