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NT발 목표혈압 논쟁에 "환자별 맞춤조절" 주문

 

대한심장학회 혈관연구회 박정배 회장(단국의대 교수, 제일병원 심장내과)은 과거부터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혈압 목표치를 더 내려야 한다고 일관된 주장을 펼쳐오고 있다. 한국인 전체의 평균혈압을 더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혈압을 기존보다 5mmHg 더 낮추면 뇌졸중 위험을 14% 줄일 수 있다"며 "국민 평균혈압을 더 낮춰 잡고 이를 실천에 옮기면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을 보다 큰 폭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1. 세계고혈압학회 "목표치 130mmHg" 제안

2. 출렁이는 목표혈압···세계가 주목

3. 혈압목표치 향배, 130mmHg에 중지

4. 노인고혈압 150mmHg 두고 줄다리기

5. "국민 평균혈압 더 낮춰 잡아야"

SPRINT발 혈압 목표치 논쟁을 목도하고 있는 임상의들의 심산이 복잡하다. 지금(140mmHg 미만)보다 더 낮추는 것(120mmHg 미만)이 좋다고 메아리는 울리는데, 무리한 혈압조절이 가져올 이상반응과 합병증 위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 환자에 대한 임상·역학 데이터도 태부족(太不足)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심장학회 혈관연구회 박정배 회장(단국의대 교수, 제일병원 심장내과)은 과거부터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혈압 목표치를 더 내려야 한다고 일관된 주장을 펼쳐오고 있다. 한국인 전체의 평균혈압을 더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혈압을 기존보다 5mmHg 더 낮추면 뇌졸중 위험을 14% 줄일 수 있다"며 "국민 평균혈압을 더 낮춰 잡고 이를 실천에 옮기면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을 보다 큰 폭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최적 혈압 목표치를 찾기 위한 노력이 진행돼 왔는데.

- 혈압 115/75mmHg 이상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상승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10mmHg 높아질 때마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2배씩 증가한다. 역으로 생각하면 혈압이 높은 상태에서 20/10mmHg씩 강압하면 심혈관질환 위험도 그만큼 줄어야 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임상에서 이런 성적을 거두기가 힘들다.

이상적 혈압조절과 현실의 심혈관질환 예방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목표혈압을 찾고자, 임상연구 등 다방면의 노력이 진행돼 왔다. 이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 목표혈압과 관련해 SPRINT가 던지는 메시지는?

- 한마디로 건강한 성인 고혈압 환자들은 140mmHg에 구애받지 않고 혈압을 더 낮게 가져가도 좋겠다는 것이다. 생체 또는 혈관지표가 양호한 신체 건강한 상태에 강력한 혈압조절을 견딜 수 있으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혈압을 낮출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결론이다.

 "9월 서울서 열리는 ISH 2016에서

목표혈압 집중 논의"

"혈압 더 낮추자는 움직임 강해"

- 연구와 새로운 혈압 목표치에 대한 학계의 반응은?

- 세계고혈압학회(ISH)가 성명을 통해 내놓은 견해를 보면, 궁극적으로 혈압을 더 낮추자는 움직임이 강하다. 다만 ISH는 임상현실을 고려할 때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은 부담스럽고, 130mmHg가 적정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SPRINT 연구에서는 의료진이 없는 상태에서 자동혈압계로 세 번 혈압을 측정해 평균을 산출했다. 백의현상(white coat effects)을 고려하면 실제 진료실 혈압은 SPRINT의 혈압과 비교해 8~10mmHg 정도 높다고 보는 것이 맞다.

SPRINT 집중 혈압조절군의 평균 수축기혈압이 122mmHg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130mmHg 선으로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라는 것이다. 오는 9월 서울서 열리는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ISH 2016)에서 이 문제가 집중논의될 것이다.

- 향후 목표혈압이 조정될 것으로 보는지?

- 전반적인 흐름이 그렇게 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은 준비가 덜 된 상태다. 대부분의 임상연구가 백인 중심의 유럽과 북미를 대변하고 있어 생체·유병특성이 다른 아시아인에게 그들만의 데이터를 무조건적으로 맞춰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양에 비해 아시아인에서 고혈압에 의한 뇌졸중 위험이 관상동맥질환 위험보다 높다는 점도 고려사항 중 하나다. 아시아인 대상의 임상연구가 절실하다. 어렵다면 현재까지 보고된 다량의 데이터를 재분석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혈압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줄지만,

공격적 강압이 화 부를 수도"

"환자별 맞춤조절이 가장 안전한 답"

 - 120mmHg 미만을 일괄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인가?

- 맞춤치료가 답이다. 물론 SPRINT 연구에 기반해 수축기혈압 120mmHg의 엄격한 혈압조절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파생되는 여러 문제점을 사전에 보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강압치료와 관련해 J-curve 이론의 어두운 그림자가 임상의들의 뇌리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고혈압 환자 중에는 공격적인 혈압강하에 취약한 그룹이 있다. 이들에게 무리하게 120mmHg 미만을 목표로 하면, 이상반응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또 엄격한 혈압조절에는 그만큼 많은 약물이 필요한데, 이로 인한 부작용 위험도 고려치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갖춘 다음에 공격적인 혈압조절에 임해야 할 것이다.

- 노인 고혈압은 어떤가?

- 고령 연령대의 고혈압 역시 맞춤치료를 적용해야 한다. 노인 고혈압은 생체 및 혈관의 노화로 몸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혈압이 상승하는 것이 주요 기전이다. 작금의 시대에는 고령을 세월의 나이로만 구분하는 것은 옳지 않다. 75세라고 해서 모두 고령이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생체나이를 고려해야 한다. 지금의 75세는 과거와는 다르다. 이 연령대라도 생체 및 혈관지표가 아직 건강할 수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150mmHg 미만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강압치료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결국 환자 개개인의 임상특성에 따라 목표혈압을 정하고 치료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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