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존처럼 환자 만족도를 평가하지 않고, 의료기관을 이용한 후 느낀 경험을 객관화해 평가하겠다는 '환자경험평가'. 이를 두고 의료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환자경험을 평가하는 개념 자체도 너무 어렵고, 인간의 경험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고객만족(CS)이 더 많이 쓰여 왔지만 앞으로는 환자경험관리가 더 많이 쓰일 것이라 강조했다.

정부가 의료 질평가에 무게중심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따라서 병원들도 거부만할 게 아니라 빨리 환자경험평가를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경희대의료원이 최근 환자경험평가를 위한 직원 교육을 진행했다.

몇몇 병원에서는 벌써 환자경험평가에 관해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홍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5월 '환자경험 워크숍 & 환자감동 선포식'을 갖고 준비에 돌입했다. 병원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들이 모두 참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병원 측은 "모든 교직원이 환자경험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환자감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일본의 가메다병원 사례를 연구하는 등 환자가 병원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도 최근 4차례에 걸쳐 '신뢰받는 병원의 환자경험관리'를 주제로 직원 교육을 마친 상태다.

지금까지 병원은 고객만족을 실천해 왔다. 그런데 느닷없이 환자경험관리가 등장해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희의료원 교육 강사로 나선 비엔에스커뮤니케이션즈 임소라 대표는 고객만족과 고객경험관리의 차이는 "만족했습니까"와 "경험이 어땠습니까"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고객만족에서 방점이 '만족도'에 있다면, 고객경험평가에서는 병원이 어땠는지에 있다"며 "앞으로는 고객의 만족만이 아닌 일련의 모든 과정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에 따르면 진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간 환자가 병원이 어땠는지를 물어보면 치료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 진료 과정에 만난 사람부터 의료진 등 모든 것을 얘기한다는 것이다. 

늘 환자로 바쁜 병원의 직원과 의료진이 매번 환자를 기분좋게 만들어 줄 수 없고, 늘 최고의 설명을 해줄 수 없다. 또 환자나 보호자에게 불평·불만을 듣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병원의 현실을 인정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환자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입원하려고 병실에 들어온 환자가 묻는 말에 좀 더 적극적인 응대를 한다면 환자를 안심시킬 수 있고, 유방촬영 검사실에서 불안해 하는 환자에게도 말 한마디로 안심을 선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임 대표는 환자경험에 영향을 주는 것은 3P(Process, People, Physical evidence)라고 정리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People이란 게 임 대표의 생각이다. 임 대표는 그동안 모니터링 했던 채혈실 사례 두 곳을 제시했다. 

임 대표는 "환자경험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각 접점별로 환자에게 반드시 안내해야 할 것을 매뉴얼해야 한다"며 "표준화가 된 곳은 모든 직원이 100점을 받지는 않지만 70점 이하는 없다. 그렇지 않은 병원은 70점 이하의 직원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임 대표는 모니터링하면서 살펴본 결과 B병원 직원들이 모두 방긋방긋 웃으면서 일한 건 아니지만 환자의 안전을 위해 불편해도 필요한 것은 반드시 하는 특징이 있었다고 말했다. B병원이 일관된 경험관리를 위한 표준화가 돼 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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