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호흡기학회서 새로운 치료전략 대거 선보여

▲ 유럽호흡기학회에 참가한 각국 전문가들이 천식과 COPD에 대한 최신 전략을 듣기 위해 제일 큰 강의장을 빼곡히 매꿨다.

[런던=박상준·임세형 기자] 올해 유럽호흡기학회 연례학술대회(ERS 2016)는 '더 나은' 그리고 '새로운' 치료전략들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 근거를 확인한 무대였다.

ERS 2016에서 발표된 새로운 연구들은 질환 정의부터 치료전략까지 과제들이 난립돼 있는 호흡기질환의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시도 끝에 제시된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이다.

ERS Jørgen Vestbo 회장은 "10개 주요질환에 대한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각 분야에서 다음 단계의 치료전략을 엿볼 수 있는 연구들이 발표됐다"고 올해 학술프로그램에 대해 평했다.

ERS 2016 Peter Barnes 위원장은 "대표적인 호흡기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천식에서는 페노타입(phenotype)과 엔도타입(endotype)에 대한 연구들이 다수 발표돼 맞춤치료에 대한 세부적인 방향이 제시됐고, 추가적으로 유전자, 환경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태아시기부터의 위험도 감소에 대한 가능성도 제시됐다"고 부연했다.

선제적 관리전략에 중점

ERS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태아 및 소아 관련 두 개 연구를 소개했는데, 현재 호흡기질환 관리전략이 선제적 관리전략에도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대변해주고 있다.

먼저 태아 관련 연구에서는 태아 크기가 작으면 5~15세 소아 천식의 위험이 높아지고 나아가 폐기능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역학적으로 예방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또 청소년기 과체중 또는 비만이 호흡기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는 연구 역시 소아청소년 시기의 복합적 예방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 진단 방법에서도 진일보된 전략이 소개됐다. 진단에서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ERS가 미국흉부학회(ATS)와 공동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듬을 소개했다. 이 알고리듬을 적용할 경우 호흡기질환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인공지능을 의학 분야에 접목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천식유전자 17q21의 검사를 통해 천식의 조기 선별검사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역시 선제적 관리전략의 맥락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COPD 복합제·천식 항체약물 ‘약진’

치료영역에서도 해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기존 치료제를 활용한 전략과 새로운 치료전략의 가능성이 펼쳐진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COPD 분야에서는 최근 신약발표를 통한 발전의 탄력성이 유지되는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복합제 영역이다.

COPD가 진행성 질환이고, 최근 천식과 중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천식-COPD 중복증후군(ACOS)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질환 관리는 지속성베타2작용제(LABA), 지속성항무스칼린제(LAMA), 흡입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등 다양한 계열의 병용전략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런 상황에서 ERS 2016에서는 3제 복합제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다.

ICS인 베클로메타손, LABA 제제인 포르모테롤 푸마레이트, LAMA 제제인 글리코피로니움 브로마이드의 복합제인 CHF5993은 2개의 3상임상을 통해 악화예방 효과와 폐기능 개선효과, 안전성을 확인받았다.

악화예방 효과의 경우 기존 치료전략들 대비 우위성·비열등성을 입증했고, 폐기능 개선효과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평가한 '리얼월드(real world)' 데이터라는 점에서 실제 적용성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천식 분야에서는 항체약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호산구에 직접 작용하는 벤랄리주맙과 레브리키주맙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가능성을 보였다.

항호산구 단일클론항체 약물인 벤랄리주맙은 SIROCCO와 CALIMA 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전략으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에서 악화예방 효과를 보였고, 인터루킨-13에 작용하는 인체단일항체인 레브리키주맙은 기존의 다양한 중증 천식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악화예방 효과를 입증하면서 난치성 중증 천식 치료에서의 혜택을 확인했다.

기존 치료전략의 재발견

기존 치료전략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도 여럿 제시됐다. 그중 WISDOM 연구는 혈중 호산구 수치와 악화 경험에 따라 LAMA + LABA 전략에 ICS를 병용하면 추가 악화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또 PHYSACTO 연구는 LAMA/LABA 복합제인 티오트로퓸/올로다테롤 치료와 운동 훈련을 병행할 경우, COPD 환자의 보행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내용으로, 환자들의 호흡기 능력을 꾸준히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SLS 연구에서는 플루티카손/빌란테롤 복합제가 '리얼월드' COPD 환자에서 유지치료 대비 유의하게 악화 발생률을 줄인 것으로 보고돼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유용성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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