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H 2016 서 찬반세션 마련해

호주 시드니의대 John Chalmers 박사는 26일 국제고혈압학회에 참석해 인종간 치료효과를 논의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근거가 매우 제한적이며 그보다는 동반질환과 나이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혈압 치료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고혈압은 혈압이 주요한 바이오마커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이를 낮추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너무 많이 낮추면 위험이 증가하는 J 커브가 존재해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동반질환(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심부전, 당뇨병, 만성신질환)과 연령에 따라 목표혈압도 수시로 바뀐다. 여기에 최근 SPRINT 연구까지 나오면서 수축기 혈압을 추가로 낮춰야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고혈압은 더이상 단순한 질환이 아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종 간 차이의 중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이 해외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를 국내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인종적 차이 문제다.

이처럼 인종간 차이는 중요한 이슈지만 아직 그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다. 이 문제를 민감하게 보는 연구자들은 인종에 따라 혈압치료에 차이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인종 간 약제 차이를 1차 종료점으로 한 연구가 없어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지 차이가 있다고 믿고 있다.

반면 반대에 선 임상가들은 치료를 어렵게하는 불필요한 걱정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차이가 있더라도 의미가 없으며, 또한 임상에서의 영향은 매우 적다는 것. 이러한 논쟁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마침 이 주제가 국제고혈압학회(ISH 2016)에서도 발표돼 열띤 토의가 벌어졌다.

26일 ISH 디베이트 세션에 참석한 미시건의대 심장내과 Kenneth A. Jamerson 박사는 ApoL1 위험 대립유전자가 있는 경우 사구체 관련 신장질환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을 첫번째 슬라이드로 제시하면서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ACCORD, SPRINT, SPS3 연구에 참여한 환자군을 인종에 따라 분위한 하위 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모두 인종에 따른 통계적인 차이까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ACCORD 연구에서는 백인과 비백인 간 차이가 나타났으며, SPRINT 연구에서도 아프리카 아메리칸과 비아프리카 아메리칸간 차이를 보였고, 나아가 SPS3 연구에서도 백인과 흑인간 차이가 벌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JNC8 가이드라인에서 인종 간 치료효과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그 결과 당뇨병을 동반한 흑인에서 초치료 약제로 이뇨제와 칼슘차단제를 권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인종과 민족 차이는 심혈관위험을 예측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된다"라고 결론내리며 "특히 미국에서는 인종/민족이 미국에서 사망률 에측인자로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나아가 인종은 대부분 고혈압 연구에서 치료 예후를 경감시키는 요소이며, 이러한 특징때문에 아프리카계 아메리칸에서는 칼슘차단제 또는 이뇨제를 활용한 단독요법이 더 선호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 입장에 선 호주 시드니의대 John Chalmers 박사는 전반적으로 근거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선을 그엇다.

그는 아프리카 혈통의 환자들에게 이뇨제나 칼슘차단제 등 단독요법을 써야한다는 근거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LLHAT 연구를 통해 나온 바 있지만 임상적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영국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여느 환자들처럼 칼슘차단제를 시도하고 안지오텐신 억제제 계열 약물을 추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흑인에 병용요법이 근거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사는 현재 병용요법은 모든 가이드라인에서도 권고하고 있으며, 또한 모든 인종의 환자들에게도 필수적이라면서 병용요법이 인종과 민족에 영향을 준다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인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인다는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인은 전세계에 가장 많은 인종이 분포돼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차이를 보인다는 근거(연구)는 없다면서 중국, 한국, 일본, 대만 가이드라인에서도 인종에 대한 기본 치료약에 대한 차이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가이드라인은 임상근거, 즉 임상연구 존재 유무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제한적인 연구를 복잡한 변수가 있는 임상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면 박박했다.

인종보다는 다른 위험 요소를 더 신경쓰는 것이리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Chalmers 박사는 인종보다는 다른 특성 즉 심부전, 서맥, 심근경색, 신장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등 동반질환과 연령에 따른 치료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견은 앞서 열린 플레너리세션도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Lawrence J Appel 박사는 인종간 차이에 따라 혈압치료를 달리해야 하는가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인종적 차이에 따른 혈압 치료를 달리하는 것 보다는 예방과 조절을 모두 잡는 임상전략을 적용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인종 간 치료는 신경은 쓸 수 있지만 실제 치료에서는 동반질환을 더 중요시 여겨야한다는 결론이다.

현장에서 만난 시카고 의대 한 대학교수는 "한국은 아프리카계인이 없어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미국은 신경을 쓰는 편"이라며 "다만 치료시 동반질환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고, 인종적 차이에 대한 고민은 치료반응이 떨어질 때 시작된다"고 말해 치료의 결국 시작점은 큰 차이가 없음을 시사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