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교문위 국감에서 백선하 교수 집중포화... 안민석 의원, 징벌적 예산삭감 거론

11일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국내 최고 병원이라 자부하는 서울대병원이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를 낸 자리였다. 게다가 서울대병원 예산을 삭감하겠다란 얘기까지 들어야 하는 굴욕적인 자리이기도 했다. 

국립대, 국립대병원 교문위 국감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관련 이슈가 뒤덮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백선하 교수, 이윤성 교수는 하루종일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의사로서 명예는 무엇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서울대병원에 실력 있고 야망 있는 의사들은 첫번째 병원장, 두번째 대통령 주치의, 세번째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꿈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백 교수가 생각하는 의사로서의 명예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 11일 교문위 국감에서 설명하고 있는 백선하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라는 답 했지만 손 의원은 백 교수의 답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1986년 백 교수가 의대 본과 4학년 때 이 교수에게 수업을 들었다. 스승은 외인사라고 하는데 제자는 병사라 하고 있다"며 "이 교수 소감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안 의원의 질문에 이 교수는 "교육에 더 신경 써야겠댜"라고 궁색한 답변을 해야만 했다.   

서울의대생들이 발표한 '선배님들에게 묻습니다' 성명서를 거론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백 교수에게 후배들의 주장이 맞는지 물었다. 또 이 교수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것이냐는 질문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의대생들은 환자를 안 봤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성명서를 발표하기 전에 나를 찾아와 자초지정을 들었어야 했다"며 "이윤성 교수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도 의원은 "백 교수의 결정에 대해 비겁한 일이라 얘기하는 의사가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백 교수는 "그렇게 생각하나보죠.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 11일 교문위 국감에서 답변하는 서울대병원 서창석 원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창석 원장도 의원들의 화살을 받아야 했다.

안 의원은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수정하고, 백 교수를 직위해제, 경찰고발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사망진단서는 담당주치의가 진료한 의사가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직위해제 등은 근거없이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서 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9월 13일 이뤄진 압수수색 사실에 관해 "그런 사실이 없다"며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가 오후에 "실무 담당자의 전결사항이라 몰랐다. 죄송하다"라고 말해 체면을 구겼다. 

심지어 서 원장은 "26일 압수수색 사실도 신문보고 알았다"고 말해 화를 자초하기도 했다. 

백 교수와 서 원장의 원론적인 답변이 계속되면서 야당 의원들은 징벌적 예산삭감을 들고 나왔다. 

안 의원은 "국감을 진행하면서 원장, 부원장, 교수 등이 한몸으로 엮여져 있구나 느꼈다"며 "정상적인 병원이라면 국회의원이 상황 처리에 관해 제안했을 때 일언지하에 거절할 수 없음에도 원장이 그렇게 하고 있다. 이렇게 계속 간다면 서울대와 서울대병원에 징벌적 예산삭감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농민이 다쳐 병원에 입원한 상황이다. 머리를 다친 농민을 치료한 담당의사나 그 병원의 책임자인 원장이 의사로서의 명예 등에 대한 지적을 받으며 국감에 설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울대병원이 전문가로서의 본문을 잃고 정치적인 이슈에 스스로 휘말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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