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대 홍순준 교수, 재협착 환자에서 EES와 ZES 효과 비교한 연구 발표

관상동맥 협착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 용출성 스텐트(DES)는 국내 대부분 환자에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텐트 내 재협착이 발생한 경우 어떤 시술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는 상황.

이에 고려의대 홍순준·임도선 교수팀(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이 관상동맥 재협착 환자 치료에서 DES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를 공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에서는 스텐트 내 재협착이 나타난 환자들을 대상으로 DES인 에베로리무스 용출성 스텐트(EES)와 조타롤리무스 용출성 스텐트(ZES) 중 효율적인 시술법이 무엇인지 비교분석했다. 

결과를 요약하자면, 9개월간 추후내강손실과 내막부피는 차이가 없었고 3년간 심혈관사건 발생도 비슷했다. 즉 재협착 환자 치료에서 EES와 ZES의 효과와 안전성은 비슷한 수준이었다(Eur Heart J. 9월 15일자 온라인판). 

이번 연구를 계기로 홍 교수와 임 교수는 'BRIC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 선정돼 연구 의미를 더했다. 연구의 대표 저자인 홍 교수를 만나 연구 의미와 앞으로 스텐트 분야에서 진행돼야 할 연구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연구를 시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 고려의대 순환기내과 홍순준 교수

협심증으로 관상동맥이 좁아진 환자들에게 스텐트를 삽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90% 이상이 DES를 사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재협착으로 재방문하는 환자가 5~10%가량 된다는 것이다. 1년에 6만 개 정도 스텐트를 쓴다고 가정하면, 약 600명에서 재협착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이런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또 현재 관상동맥 재협착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다. 세계적으로 관상동맥 재협착으로 방문한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임상에서는 이 시술이 좋을 것이다고 추측해 사용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에서는 해당 부위에 풍선 확장술을 시행했을 때 예후가 좋지 않았지만, 약물을 코팅한 약물용출성 풍선(DEB)을 삽입했을 때에는 결과가 좋았다. 그리고 최근 스페인에서 발표된 RIBS IV 연구에서는 DEB와 EES의 효과를 장기간 비교했는데, 결과적으로 EES가 더 효과적이었다(J Am Coll Cardiol. 2015;66:23-33.). 

하지만 ZES와 비교하진 않았기에, 이번 연구는 DES 내 재협착이 발생한 환자에서 EES와 ZES 중 어떤 치료가 가장 좋은지를 확인하고자 진행했다.

- 국내 환자 수가 많지 않아 환자 등록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총 304명이 등록됐는데 이 역시도 쉽지 않았다. 심혈관 사건 발생을 보려면 몇천 명의 대규모 인원이 포함돼야 하는데, 재협착이 나타난 환자를 이 정도로 모을 수 없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는 국내 20여개 기관이 참여해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많은 환자 수는 아니지만, 이들을 다기관에서 모집해 무작위 연구를 시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통 스텐트 안쪽 뿐만 아니라 앞뒤 5mm 사이에 온 재협착도 스텐트 재협착이라고 보기에,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환자를 모집했다.

- 연구 결과와 주목할만한 내용은?

EES와 ZES 후 9개월간 예후를 혈관조영술과 함께 혈관 내 초음파 검사로 확인했다. 혈관조영술로 혈관 모양을 확인할 수 있지만, 초음파 검사를 하면 면적도 알아낼 수 있다. 단순하게 혈관조영술만 하는 것보다 초음파 검사를 함께 시행해 결과의 정확도를 높였다. 

초음파 검사 결과, 추후내강손실은 EES와 ZES에서 각각 0.40±0.56mm와 0.45±0.61mm로 비슷했고, 내막부피는 각각 0.51±0.48mm3/1mm와 0.56±0.54mm3/1mm로 차이가 없었다.

이와 함께 다른 심혈관 쪽에는 문제가 없는지 비교하고자 3년간 추적관찰 했고, 그 결과 성별, 연령, BMI, 당뇨병, 고혈압과 관계없이 EES와 ZES 안전성이 비슷했다.

단 등록 당시 환자들이 복용하던 약물은 큰 차이가 없었고, 3년 동안 복용한 약물을 계속 비교하진 않았다.

- 생체흡수성 스텐트(BVS)가 차세대 스텐트로서 주목받고 있다. 재협착 환자에서는 효과가 어떨 것으로 예상하는지?

BVS는 두께가 두껍다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임상에서 사용하는 얇은 스텐트보다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앞으로 두께가 얇아지고 기술력이 좋아진다면 좋은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외국에서는 재협착 치료에서 BVS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무작위 연구가 아닌 주로 소규모 연구로 진행하고 있다. 관련 연구 결과가 올해 처음 발표됐지만 아직 도입하기엔 시기적으로 이르다. 향후 대상 숫자를 늘린 연구나 BVS와 EES, ZES를 비교한 헤드 투 헤드(head-to-head)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 연구 의미와 앞으로 연구 방향을 제시하자면?

재협착에 대한 명확한 치료 기준이 없었는데, 연구를 통해 관상동맥 재협착 환자를 치료할 때 EES와 ZES 모두 시술에 문제가 없고 다른 스텐트보다 효과가 더 좋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 즉 이번 연구가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에 기초적인 데이터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새로운 스텐트와 효과를 비교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현재 녹는 스텐트가 개발되는 등 스텐트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텐트 종류에 따른 효과를 비교한 연구는 많지 않다. 

이번 연구에서 관상동맥 재협착 환자의 스텐트 치료 기준을 설정했기에, 앞으로 기존 스텐트와 새로운 스텐트 간 효능 및 안전성을 비교하는 연구가 시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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