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마카오·필리핀 등 2016년도 모범직원 해외연수...醫 “비판 피하기 어려울 것”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올해 모범직원 해외연수를 홍콩 등으로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당해연도 모범직원을 선발해 해외의 보건의료제도 시찰을 위해 실시하는 해외연수지만, 이를 위해 선정된 국가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심평원은 최근 2016년도 모범직원 해외연수를 운영할 대행 용역업체를 선발하는 입찰공고를 냈다. 

이번 해외연수는 모범직원 80명을 대상으로 오는 11월경 약 4박 6일 일정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심평원은 연수 국가별로 총 4그룹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실시할 계획인데, 해외연수 국가에는 ▲홍콩·마카오 20명(1그룹) ▲필리핀 20명(2그룹) ▲일본 20명(3그룹) ▲라오스 20명(4그룹) 등이 선정됐다. 

심평원은 “해외 보건의료제도 시찰 및 선진국가 벤치마킹을 통해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직원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 국가의 보건복지부, 사회보장기관, 우수 의료기관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그 취지와 계획을 설명했다. 

다만, 연수 국가는 해당 국가 및 방문 기관의 사정으로 진행이 불가피할 경우 변경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심평원은 이번 해외연수를 위한 예산으로 1억 6337만 4000원을 책정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이번 모범직원 해외연수 선정 국가는 취지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심평원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그리고 지난해에도 모범직원 해외연수를 진행한 바 있다. 

2013년에는 4박 6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에 46명의 모범직원 해외연수를 운영한 바 있고, 2014년에는 WHO와 사회보장기관 등을 방문하기 위해 스위스와 체코로 모범직원 해외연수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진행된 모범직원 해외연수의 선정 국가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라오스 등에 90여명의 모범직원을 선발해 단기 해외연수를 진행했었다. 

게다가 올해에는 홍콩·마카오, 필리핀, 라오스, 일본 등의 국가로 해외연수를 보내기로 했는데, 해당 국가들이 해외 보건의료제도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선진국가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에 UHC(보편적의료보장)를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제도를 수출하기 위한 취지라면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심평원이 모범직원 해외연수를 위해 선정한 홍콩·마카오, 라오스 등을 선정한 것은 해외연수 운영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국가들은 보건의료제도가 아직까지 미흡한 곳”이라며 “해외 보건의료제도 시찰 및 선진국가 벤치마킹이라는 해외연수 취지와는 상당히 다르다. 심평원의 의도가 다분하다”고 질타했다. 

한편 심평원은 용역업체 선정 단계인 만큼 세부 프로그램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평원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라오스, 홍콩 및 마카오는 각 국가의 보건의료제도의 시찰을 위한 것이며, 일본은 선진 보건의료제도의 시찰을 위해 연수 국가로 선정한 것”이라며 “용역업체가 선정되면 각 국가의 사회보장기관, WHO 사무국, 보건국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아직 업체 선정을 위한 용역을 발주한 단계일 뿐”이라며 “업체가 선정된 후 세부 프로그램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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