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이재원 교수, 기존 수술법보다 시간 짧아져 회복속도 향상

대동맥판막협착증은 고령, 동맥경화, 고혈압, 흡연 등의 이유로 판막이 좁아져 심장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급사에 이르는 질환이다. 과거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주요 원인이었던 류마티스염은 전반적인 위생 상태가 호전되면서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심장 초음파 등 심장에 대한 검사가 늘어나면서 과거에는 발견되지 않던 경미한 정도의 협착증이 쉽게 발견되고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주 치료법에는 전신마취 후 가슴을 열고 좁아진 대동맥판막을 완전히 제거한 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대동맥판막치환수술이 있다. 그러나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최근에는 말초 혈관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동맥판막치환술에 있어서 수술 부위 절개를 최소화 하고 오랜 시간이 요구되는 봉합수를 최소화하는 수술적 치료법인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이 소개됐다. 여기에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에 사용되는 판막이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목적으로 이달 1일부터 급여가 적용됐다는 희소식도 날아들었다. 

▲ 아산병원 흉부외과 이재원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울아산병원 이재원 교수(흉부외과)를 만나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현황과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의 장점을 들어봤다. 

- 과거에는 류마티스성 판막질환이 많았지만 최근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퇴행성 판막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환자들은 어떻게 발견되고 증상은 무엇인가?

나이가 들면 석회가 생겨 판막이 좁아진다. 60세가 넘어가면 3%가 판막이 좁아지기 시작한다. 과거에는 심장검사를 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숨이 가쁜 증상도 노화의 하나라고 여겨 절반이 질환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환자들이 발견되면서 치료나 수술이 늘고 있다. 지금은 60세 이상이라도 노인이라고 할 수 없다. 노동인구의 가장 큰 포션이 50대고, 다음이 40대와 60대다. 이런 점에서 수술 후 일상생활에 정상적으로 복귀한다면 사회적으로도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가장 큰 증상은 숨이 찬 것이다. 또 판막이 좁아 혈액이 순조롭게 나가지 못해 생기는 흉통, 협심증도 증상 중 하나며 현기증도 나타난다. 

-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궁극적인 치료는 판막수술이다. 대동맥판막치환수술은 연구도 많고 효과도 높은 수술이다. 그러나 심정지 등의 위험성이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TAVI가 나왔다. TAVI는 병든 판막을 꺼내지 않고 남겨두는데, 조직이 손상될 수 있고 관상동맥을 막아 심장마비가 오기도 한다. 지금은 사망직전 또는 고령의 환자에 주로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술부위 절개를 최소화하고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치료법인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도 소개됐다. 특히 이 수술에 사용되는 판막이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목적으로 12월 1일부터 급여가 적용되면서 해당 수술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심부전에서 사망으로 이어지는데 3~5년이 걸린다.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 시기를 지나 증세가 나타난다면 바로 수술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2배 이상이지만 수술 케이스는 10배가 넘는다. 우리도 곧 그 정도 수술을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어떤 수술인가? 장기적으로 사망률을 낮추고 합병증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환자의 심장에 인공판막을 봉합과정 없이 삽입해 기존 수술법보다 간단하고, 수술시간이 절반 이하로 단축돼 수술 후 회복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 감소는 수술 직후에 발생가능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수술할 때 판막을 떼어내고 넣고 봉합하는 3단계 중 한 단계가 줄어들어 수술시간이 20~30분 줄어든다. 심장이 서 있는 시간은 짧을수록 좋아 환자의 신체적 부담과 수술 위험성이 줄어들게 된다. 또 출혈이 적다. 수술 후 지혈이 필요치 않아 다음날 퇴원도 가능하다.

▲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이 최근 트렌드인가? 

미국은 올해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시작했다. 독일은 환자의 절반이 해당 수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시작 단계다. 12월부터 급여적용되면서 환자 부담이 낮아지게 됐다. 보다 많은 환자가 이 수술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이 수술은 어떤 환자에 유용한가?

수술 위험도가 큰 환자에게 권한다. 판막 구멍이 좁아 작은 판막이 들어갈 경우 위험성이 크고 압력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 같은 환자에게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 앞으로의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방향과 추가로 연구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계판막은 혈관삽입이 불가능하다. 다소 젊은 환자는 기계판막을 삽입하고, 고령환자는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할 것이다. 아주 나이가 많은 환자에게는 TAVI를 시행하는 등 3가지로 나눠질 것으로 본다.  

현재 2가지 판막이 있는데, 이들의 수명은 한계가 있다. 회사들은 1세대, 2세대라고 선전하지만 객관적인 입증이 부족하다. 특히 젊은 여성은 조직판막을 쓰는데 길어봐야 5~6년이 최대수명이다. 힘들지만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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