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치료법보다 심방세동 위험 29% 낮아

비만대사 수술(Bariatric surgery)로 심방세동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심장학회지(JACC) 12월호 오프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비만대사 수술을 받은 중증 비만 환자들은 일반적인 치료법(usual care)을 받은 환자들보다 심방세동이 처음 발병할 위험이 29% 낮았다. 아울러 이러한 효과는 고령보다 젊은 환자에서 더욱 컸다.

비만은 심방세동의 위험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2008년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비만한 환자에서 심방세동 위험이 49% 증가한다고 발표해, 비만과 심방세동의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Am Heart J. 2008;155(2):310-315.). 뿐만 아니라 비만은 뇌졸중, 심부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까지 연관됐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Shabbar Jamaly 교수팀은 비만대사 수술로 체중을 감량했을 때 심방세동을 예방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스웨덴 비만한 환자가 포함된 대규모 관찰연구인 SOS(Swedish Obese Subject) 연구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1987년부터 2001년 사이에 모집됐다.

정상 동율동이며 심방세동 과거력이 없는 비만한 환자 4021명 중 비만대사 수술을 받은 군(수술군)은 2000명, 일반적인 치료법을 시행한 군(대조군)은 2021명이었다. 이들의 평균 BMI는 36kg/㎡였다.

수술군 중 68%는 수직밴드 위성형술, 13%는 위우회술, 19%는 위밴드수술을 받았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새롭게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경우를 일차 평가변수로 설정해, 입원 및 퇴원 환자의 진단코드를 비교·검토했다.

평균 19년 추적관찰 결과, 심방세동 발병 위험은 수술군이 대조군보다 29% 낮았다(HR 0.71; 95% CI 0.60-0.83; P<0.001). 구체적으로 새롭게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는 수술군과 대조군이 각각 12.4%와 16.8%로, 대조군에서 4.4% 더 많았다.

특히 수술군 중 젊은 환자가 고령 환자보다 발병 위험이 낮았고(P value for interaction=0.001), 이완기 혈압이 높은 환자에서 의미 있게 효과가 있었다(P for interaction = 0.028).

Jamaly 교수는 논문을 통해 "비만대사 수술을 받은 중증 비만 환자는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관리하는 것보다 수술을 받았을 때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낮았다"며 "향후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메커니즘을 밝히고 부정맥 위험을 낮추기 위해 체중을 어느 정도 감량해야 할 지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가능성 제기한 의미 있는 연구" vs. "관찰연구·일차 평가변수 한계점"

비만대사 수술은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등 고도비만과 관련된 대사성 질환에서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심방세동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기에, 학계에서는 연구 결과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낸다.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Kristjan Karason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체중을 감량했을 때 새로운 심방세동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했기에 의미가 크다"며 "부정맥은 뇌졸중, 심부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호주 로얄 멜버른 병원 Jonathan M. Kalman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 진행됐고 매칭된 그룹이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수술을 선택했다는 것은 체중 감량에 대한 동기가 더 크다고 보기 때문에, 이 역시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SOS 연구의 일차 평가변수는 비만대사 수술에 의한 사망률로, 심방세동 발생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Jamaly 교수는 "비만대사 수술을 통한 장기간 체중 감량이 허혈성 심장질환 또는 심부전 등의 다른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적인지 명확히 하기 위해 향후 추적관찰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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