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에 TAVI 시술 성공

▲ 고대 안암병원 유철웅 교수(순환기내과)가 국내 최초로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 TAVI를 실시해 성공했다.

국내 연구팀이 수술 후에도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으로 재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를 시술로 살려내 주목을 받고 있다.

고대 안암병원 유철웅 교수(순환기내과)는 국내 최초로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을 실시해 성공했다. 

특히 카바(CAVA) 수술 후에도 판막 역류증이 진행돼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으로 재수술이 불가능하고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TAVI 시술을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환자는 76세 고령으로, 2009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다. 이어 그 해에 중등도 대동맥판막역류증 및 승모판막역류증으로 다른 병원에서 대동맥판막치환술, 대동맥근에 링을 끼우는 카바수술, 승모판막치환술, 링을 끼우는 콤바(COMVAR)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대동맥판막역류증이 진행돼 결국 중증 대동맥판막역류증에 중증 좌심실 기능 저하까지 동반됐다. 그의 심기능은 정상인의 20%밖에 되지 않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호흡곤란과 전신쇠약이 찾아왔다. 

하지만 환자의 컨디션 저조, 심한 좌심실 기능 저하, 기존 개흉수술 경험 등 때문에 재수술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증상을 약으로 조절하는 것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었고, 집에서 화장실 가는 것 외에는 대부분 누워서 생활해야 했다. 앞으로 1년 여정도 남았다는 시한부 선고도 받았다.

유 교수는 마지막 희망으로 그에게 TAVI를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기로 결정했다. TAVI는 대동맥판막역류증이 아닌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고안된 치료법이다. 때문에 대동맥판막역류증에는 △더 이상의 수술적 치료 방법이 없고 △해부학적으로 인공판막이 부착될 수 있는 랜딩존(landing zone)이 확보된 경우 등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시술이 가능하다. 

환자는 더 이상 수술이 불가능했고, 카바수술을 받았던 링이 지주(anchor) 역할을 해 인공판막의 장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지난달 18일 시술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시술 후 환자의 대동맥판막역류증은 완전히 교정됐고, 동반됐던 승모판막역류증도 좋아지고 있다. 심실 수축기능도 다소 호전됐으며, 한 달이 지난 현재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유 교수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술하는 사례였고, 무엇보다 카바 및 콤바 수술을 한 차례 한데다가 고령이어서 시술이 매우 어려운 환자였다. 다행히 시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늘 숨이 차고 잘 움직이지도 못했던 환자가 혈색이 좋아지고 활동이 가능해지는 모습을 보니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시술을 통해 유 교수는 국내 최초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시술을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카바수술 후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 있어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TAVI 시술로 도움받을 수 있는 환자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울러 수술을 비롯한 더 이상의 치료방법이 없는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는 "TAVI 시술은 개흉수술로 인한 여러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회복 및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훨씬 빠르고 병원 입원기간 단축과 추후 재발 시 재시술의 용이성 면에서도 수술로 하는 판막치환술 보다 훨씬 우수하다"면서 "또한 시술 후 사망률과 뇌졸중 발생에 있어서도 수술과 비교해 뚜렷하게 우월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시술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과거 고위험군에 국한됐던 적응증이 중등도 위험군으로 확장됐다. 저위험군에서도 이 시술의 유용성에 대해 현재 많은 임상 연구가 진행 중으로 TAVI 시술이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도 시술을 성공함으로써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일부 대동맥판막역류증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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