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기관 감염관리를 목표로 의료기관 종사자 복장에 관한 권고문을 내놨다.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하며, 오염된 의복은 즉시 환복하고, 근무복을 착용한 채 외출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의료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최근 '감염관리를 위한 의료기관 복장 권고문(안)'을 마련,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등 관련단체에 이를 공유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메르스 유행이 의료기관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근무복 혹은 환자복을 매개로 한 감염의 위험성을 알리고, 관련 위생 수칙을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권고안 제정의 배경을 밝혔다.

권고안은 의료기관 종사자가 감염 및 위생관리를 위해 지켜야할 준수사항들을 담고 있다. 말 그대로 권고로, 이행의 강제성은 없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의료기관 종사자가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일반원칙'으로서 ▲손씻기 등 개인위생 준수 ▲깨끗한 근무복 착용 및 오염된 근무복 즉시 환복 등을 제안했다.

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의료기관 종사자에게는 ▲수술복 형태의 반팔 근무복 착용 ▲가운 및 넥타이 착용 지양(나비넥타이는 착용 가능) ▲장신구 착용 자제 및 단정한 머리모양 처리 등을 권고했다.

추가로 수술실과 처치실 등에서의 복장과 개인 보호구 착용은 해당 지침을 따르도록 했고, 피부나 옷이 환자의 분비물 등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일회용 덧가운을 착용하도록 권했다.

   
▲보건복지부, 감염관리를 위한 의료기관 복장 권고문(안)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 감염관리, 의료기관 내 감염예방의 일환"이라며 "감염관리학회와 질병관리본부 등 관련 전문가가 논의해 권고안을 마련했으며, 의견수렴 후 내용을 확정해 시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법령 개정을 통해 이행을 강제하기 보다는 전문가인 의료인들이 자율적으로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라며 "의료인들이 캠페인 차원에서 이를 실행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감염관리 필요성 공감하지만..." 의료계 '씁쓸'

의료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감염관리 및 감염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데는 이견이 없으나, 정부가 의사의 복장까지 관리하고 나선 상황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손씻기나 오염된 의복 환복 등 개인위생 관리는 이미 의료인 대부분이 습관처럼 해오고 있는 행위"라며 "굳이 새로 권고하고 말 것도 없는 일"이라고 평했다.

나아가 그는 "권고라고는 하나 장신구를 하지 말라든지, 머리 모양을 단정하게 하라든지 하는 내용은 의료인 복장 규정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라며 "옛날 기업체들의 사내 규정 수준으로, 인권침해의 소지도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 김주현 대변인은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측면에서, 의료인들이 자율성을 보장한다면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권고안 수용 및 참여 여부는 권고문의 내용을 검토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사태 이후 국회에서도 의료인 복장 규제 움직임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의료인이 가운이나 수술복 등을 입고 의료기관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내놓은 것.

당시 의협은 의료인 복장과 병원감염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인 자체를 감염매개체로 인식, 법률로서 이동 금지 등을 강제하는 것은 명백한 과잉입법이자 인권침해라며 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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