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김민수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2차 진원지였던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처분을 1년 넘게 미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있는 가운데, 병원에 내려진 처분의 수위를 놓고도 뒷말이 일고 있다.

보건당국이 삼성서울에 사전 통보한 처분의 내용은 영업정지 15일과 200만원 이하의 벌금. 

다수 입원·중증환자가 있는 병원의 특성상 영업정지 처분이 과징금으로 갈음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삼성서울병원이 부담할 과징금은 800만원, 벌금 200만원을 합해도 1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환자 늑장 신고와 폐쇄적 대응으로 메르스 사태를 키운 책임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보건당국, 삼성서울 늑장 제재 논란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강남구보건소가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물어 삼성서울병원에 영업정지 15일과 200만원 이하 벌금형을 사전 통보하는 한편, 병원을 경찰에 고발조치 했다"고 10일 밝혔다.

감사원이 메르스 사태 조사 이후,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처분을 복지부에 요구한 것은 지난 1월. 이에 복지부가 1년 동안 의도적으로 행정처분을 미뤄오다 특검 수사 이후 ‘삼성 봐주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부랴부랴 제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내려진 영업정지 15일의 처분은 의료법에 정한 보건당국의 지도·명령 이행의무 위반에 따른 조치, 200만원 이하 벌금은 감염병 환자를 즉시 신고하도록 하고 있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데 따른 벌칙이다. 

다만 이번 조치로 실제 삼성서울병원이 문을 닫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단 삼성서울병원은 4주 내에 복지부의 행정처분을 수용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의를 제기하면 그에 따라 처분의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복지부 처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영업정지가 과징금으로 갈음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업무정지 처분이 의료기관 이용자에게 심한 불편을 줄 수 있는 경우, 이를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다수의 입원환자와 중증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도 이 룰을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아직 사전통지를 접수하지 못해 언론을 통해 소식을 듣고 있다"며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폐쇄조치 됐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전경 ©메디칼업저버

영업정지 15일 그대로 수용해도, 800만원이면 면죄부

다만 삼성서울이 처분을 그대로 수용해도, 병원이 부담할 비용은 1000만원 수준에 그친다.

현행 의료법 시행령에 따르면 영업정지 갈음 과징금은 영업정지 일수에, 수입액 구간별(20단계)로 나뉘어 있는 과징금 기준액을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법령상 영업정지 1일당 최대 과징금은 53만 7500원(의료기관 연간 총 수입액 9000만원 초과 기준).

이에 의료관계행정처분 규칙에서 정한 보건당국 지도·명령 미이행에 따른 처분, 즉 15일의 영업정지 기간을 곱하면 삼성서울병원이 부담해야 할 과징금은 806만 2500원이 된다.

여기에 감염병 관리법 위반에 따른 벌금 최대 200만원을 합산해도 총 1000만원 정도의 금액만 부담하면,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산 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법률 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다하는 셈이 된다.

국회 정춘숙 의원실 관계자는 "현행 규정에 따른 조치라 하더라도, 사회적 영향에 비춰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수 의료기관들이 현실적인 이유로 영업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징금 부과 기준 등을 현실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산 당시 2700여명의 환자를 진단하고 이 중 1000여명 메르스 의심환자를 2~28일 늦게 보건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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