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담배도 심혈관질환 위험 높혀 vs 영국, 담배보다 덜 해롭다

전자담배 안전성을 놓고 미국과 영국 연구진들이 상반된 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미 연구진이 전자담배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면, 영국 연구진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독성물질 노출이 덜하는 결과를 2월에 나란히 발표했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Holly R. Middlekauff 교수팀이 JAMA Cardiology 2월 1일자에 게재한 논문 내용은 이렇다.

전자담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이보다 아드레날린과 산화 스트레스 수치가 증가했다는 것.

아드레날린과 산화 스트레스 수치가 증가할 수록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 역시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21~45세 사이 성인 중 1년 이상 매일 습관적으로 전자담배를 사용한 23명과 비흡현자 19명을 대상으로 아드레날린과 산화 스트레스 수치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자담배를 습관적으로 사용한 군이 비흡연자보다  심장에 아드레날린은 물론 산화 스트레스 수치가 급증했다.

심장은 아드레날린성 신경을 통해 심근 수축력을 증가시키고 맥박수를 빠르게 해 단기간 동안 심장 기능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러한 아드레날린성 신경지배가 지속될 경우, 심장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쳐, 칼슘 조절 변화를 비롯한 세포와 심실의 변형 등을 유발시킨다(Prog Cardiovasc Dis 1998;41:39-52).

산화 스트레스 역시 심혈관질환의 주요 병태생리인 혈관의 동맥경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 되기도 했다. 산화스트레스는 식습관 및 음주나 흡연과 같은 생활습관과 관련성이 있을것으로 일부 연구진은 추정했다(Korean Diabetes J 2008;32:215-23).

전자담배 일반담배보다 오히려 '덜' 해롭다

하지만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Lion Shahab 교수팀 생각은 달랐다.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발암물질과 독성물질 노출이 덜해, 오히려 안전하다는 것.

이 같은 결과는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월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181명을 △흡연자 △니코틴대체요법(NRT 요법)을 6개월이상 지속한 군 △흡연자 △전자담배를 6개월 이상 사용한 군 △일반담배와 NRT 병용한 군으로 분류해 소변 및 타액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자담배를 6개월 이상 사용한 사람이 흡연한 이보다 발암물질인 N-니트로사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독성물질 노출 정도가 최소 56%에서 최대 97%까지 낮았다.

니코틴 대체요법을 6개월 이상 지속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도 전자담배군이 독성물질 노출 수치가 비슷했다. 단 니코틴 수치는 금연하기 전과 동일했다는 게 연구팀이 부연이다.

특히 전자담배를 피운 사람에서 N-니트로사민 수치가 현저히 낮았는데,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연구팀은 "금연을 완전히 한 뒤에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에 한해서 나온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전자담배 해롭지 않다는 결과 동의할 수 없어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미국 폐 학회(American Lung Association) 선임 고문인 Norman Edelman 박사는 미국 CBS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독성물질에 노출이 덜하다는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delman 박사는 이어 "연구에 다뤄진 물질들은 극히 일부만 다뤄졌기 때문에 이번 연구 자체만으로 전자담배가 안전하다고 신뢰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연구진들도 전자담배의 안전성에 의문감을 표시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도 과거 전자담배의 금연효과를 알아본 시험을 예로 들며 "전자담배의 안전성 및 금연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면서 "전자담배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정책적 관리방안 마련 등 공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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