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 "차기 의협 회장 출마 가능성 없다 말하기는 어렵다"

▲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명확한 논리를 갖고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해야만 의료계를 옥죄는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최근 의사사회는 이른바 ‘아비규환’이다. 지난해 말 대법원의 치과의사 보톡스 허용 판결을 비롯해 면허범위를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연말연시부터 정부의 강압적 현지조사 및 방문확인 제도로 인해 회원 자살 사고가 이어지기도 했다. 

매년 치르는 의료계와 정부의 환산지수계약 과정에서는 불합리한 수가계약 구조가 문제되기도 했고, 보건의료계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매년 터져 나오는 문제점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의료계를 옥죄는 보건의료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혜안으로 ‘설득’을 꼽았다. 정부, 국민, 정치권을 설득해야만 현안 해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설득을 위해서는 ‘억지가 아닌 명확한 논리’가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산적한 의료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단체의 대표인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판은 삼가야 한다며, 의협 회장 역시 무엇보다 의사단체의 명예를 우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 최근 면허권을 침해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지속됐고,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혜안이 있나. 

의사는 매년 3300명을 전후해 배출되고 있고, 치과의사와 한의사 역시 각각 900명 정도씩 배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정된 의료 시장에서 생존권을 위한 영역 다툼은 앞으로도 이어지리라 예측된다. 

1960년대 보건의료 인프라가 부족할 당시 한방과 이원화 됐고, 아울러 약사가 의료의 일정 부분을 담당하면서 약사 인력도 증가한 상태다. 이제는 보건의료인 양성의 조정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법에 명기된 진료 영역 범위를 확실히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법원에서 언론이나 정치권의 영향을 받아 판결하는 추세다. 

국민건강을 수호하고 진료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 언론, 정치권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다만, 억지가 아닌 정확한 논리가 필요하다.

- 최근 정부와 의료계가 꼬여만 가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투쟁 방법이 필요하지 않나.

우선 수가협상은 건강보험 재정이 풍족한 현재가 수가 인상의 최적기이지만 보험자, 공급자, 가입자들의 이해가 엇갈리는 상황이기에 대폭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조사 제도 역시 개선을 위해 복지부와의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좀 더 회원들이 억울하거나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아울러 건정심 구조 개편의 필요성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의 밑바탕에는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 다만, 설득은 논리가 있어야 하며 언론과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는 추진력과 투쟁이 있어야 한다. 

-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과거 시도회장협의회와 의협 집행부간 대립각도 있었는데, 의협과의 소통은 어떠한가.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의협 집행부의 잘못을 추궁하고 바로잡을 의무가 있는 단체다. 이에 따라 지난 2년 동안 16개 시도의사회장과 지속적으로 집행부를 견제하며 협조해 왔다. 이를 위해 내부의 치열한 토의를 거쳐 우리의 의견을 집행부에 전달했는데 이 또한 내가 가져야 할 역할이라 생각한다.

의협은 시도의사회장의 협조가 없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만큼 시도의사회와 유대 관계를 갖고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다. 다만, 추무진 회장은 비교적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최근에는 전국의사총연합을 주축으로 회장 불신임 운동이 전개되기도 한다.  

소수의 의견도 회원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전국 의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아픈 소리를 하는 임원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양한 비판이 집행부가 책임감을 갖고 회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는 많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와 오해에서 발생한 사실을 갖고 극한 상황까지 몰아가며 의료계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의협은 보건의료단체 중 최고의 단체이며, 의협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회원들을 공식적으로 대표하고 있다. 회원들이 회장의 명예를 지켜주지 않으면 단체 전체가 불명예를 감수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정부 혹은 정치권에 대한 대응이 외부에서 보는 것과 내부에서 실천하는 게 차이가 날 수 있기에 반드시 서로 간의 소통이 필요하다. 아울러 회장은 항상 불신임을 당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 

▲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회장 선거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의료계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울러 출마 계획이 있나, 

첫 여성 서울시의사회장으로 주변의 기대가 크기에 차기 의협 회장 출마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아직 1년의 임기가 남은 만큼 그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의협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으로 기본적으로 소통과 추진력, 품격과 헌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단체의 공동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소통과 추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통과 추진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품격과 헌신적인 자세와 용기도 필요하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 역시 필수조건이라고 본다. 회장 자신의 노력에 따른 금전적 수익이라도 개인적으로 유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유능한 참모를 모아 그들에게 책임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명예보다도 단체의 명예를 우선해야 하고, 자신을 희생해 어떻게든 회원들을 도와야 한다는 일념 하에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 서울시의사회 취임 이후 진행해온 회무를 소개하자면. 

서울시의사회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서울시와 함께 민관합동 대응으로 의료지원과 함께 국민에게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자 힘썼다. 이 과정에서 의료인 보상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또 메르스 진료에 전력을 다한 특별 분회 의료진에게 격려편지 전달하기도 했고 보건소의 일반진료 문제 거론, 정부의 원격 전화처방 시도 저지 등 강력한 대응을 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시의사회는 감염병 위협으로부터 서울시민의 생명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까지 1년 동안 공익 라디오 방송도 진행했다. 그동안 의사의 권익을 위한 투쟁은 많았지만, 국민의 호응을 얻기엔 쉽지 않았다픈 판단에서다.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면서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대응 방향을 안내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의사단체의 이미지 제고, 의료관련 정책 및 법안에 대한 문제점 안내. 올바른 의료기관 이용 방법, 국민공감대 형성을 계획했고, 그 결과 85% 정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답변도 얻었다. 

추후 서울시와의 공동으로 의료비 절감을 위한 1,2차 의료기관 이용권고 사업과 건강 및 질병정보 전달 홍보 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다.

- 임기 동안 반드시 수행하고자 하는 과제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회관 관리 문제를 공론화 하겠다. 서울시의사회관은 1979년 준공 후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인지라 일단 위원회를 구성하려 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에서 추진 중인 회칙개정이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 

간호조무사 구인문제, 의료 폐기물 문제, 중고의료기기 유통문제 등 작은 것이라도 편하게 개선하여 회원들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