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브, 대형품목 성장 기대 못미친 결과...의료계 “광동제약 영업력 부재” 지적

광동제약이 기대와 달리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광동이 비만치료제 시장을 잡겠다며 미국 바이오제약사 오렉시젠테라프틱스로부터 콘트라브(부프로피온+날트렉손)를 도입, 야심차게 지난해 출시했지만 매출 실적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IMS헬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95억원으로, 전년(265억원) 대비 11.0% 성장했다. 

과거 비만치료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시부트라민 성분 약물 퇴출 이후 전체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세의 주역은 일동제약의 벨빅(로카세린)이다. 벨빅은 국내 허가를 받은 이후 단숨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1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알보젠코리아의 푸리민(펜터민) 50억원과 대웅제약의 디에타민(페터민) 85억원을 가볍게 제쳤다.

벨빅은 식욕, 감정 등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수용체 효능제(5-HT2C)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기전을 갖고 있는 약물이다. 세로토닌 2C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도록 설계됐다. 

벨빅의 강점은 안전성을 확보한 임상데이터다. 

BLOOM 연구에서는 1년과 2년 시점의 평가를 통해 체중감량 유지정도를 확인했는데, 1년 지난 시점에서 5% 이상 체중감량한 비율은 벨빅이 47.5%, 위약군 20.3%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2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체중감량이 유지된 환자 비율은 벨빅이 67.9%로, 위약군(50.3%) 보다 높았다. 

이런 가운데 광동제약이 지난해 6월 콘트라브를 출시하면서 벨빅과의 한판 승부가 예고됐다. 

콘트라브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환자의 체중조절에 단일요법으로 사용되는 신약으로, 우울증 및 니코틴 중독에 효과가 입증된 부프르피온과 알코올, 마약 중독 치료에 쓰이는 날트렉손이 결합된 복합제다. 

콘트라브는 FDA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닌 자율신경제로 허가받으면서 투여기간의 제한이 없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비만치료제 시장의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았던 콘트라브였지만, 성적은 기대와 달리 초라하기만 하다. 

IMS헬스에 따르면 콘트라브는 지난해 2분기 4억원, 3분기 11억원, 4분기 9억원 등 총 1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한 벨빅의 매출 108억원과 비교할 때 대항마로서는 초라한 수치다. 

게다가 벨빅이 국내 첫 선을 보였던 2015년 매출 136억원(1분기 25억원, 2분기 34억원, 3분기 35억원, 4분기 40억원)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친 수준이다. 

특히 전부터 흔하게 쓰이던 펜터민 계열에도 밀리는 양상을 보이면서 비만치료제 '신약'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했다.  

펜다민 계열 대표적 약제인 알보젠코리아의 푸리민은 지난해 37억원(1분기 제외)을,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이 65억원(1분기 제외)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콘트라브는 15억원에 불과했다. 

“콘트라브 저조, 광동의 영업력 부재 탓”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맥 못추는 콘트라브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동의 영업력 부재를 지적한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지만, 의약품 매출은 20%에 불과해 '물장사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 

비만진료를 하는 한 개원의는 “콘트라브가 효과가 더 뛰어난 게 사실이고 실제 전 세계적으로 벨빅보다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에서 선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광동의 영업력 부재 탓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콘트라브의 부작용과 복용·투여법의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벨빅이 두통 등 부작용이 있지만, 콘트라브의 울렁거림 부작용에 비해 저항이 덜한 편”이라며 “아울러 벨빅이 하루 2번 투여하는 것과 달리 콘트라브는 4주에 걸쳐 서서히 증량하는 특이한 복용·투여법을 번거로워 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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