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운동본부, 7일 정부 비상진료대책 성명문 발표
“공공병원엔 지원 끊었으면서 민간병원에는 파격적 지원” 비판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정부가 비상진료대책으로 건보재정 1882억원을 투입한다고 하자 시민계에서 “사실상 민간 대형병원의 매출 감소를 국민 건강보험료로 메운다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7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비상진료대책에 대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운동본부는 “윤석열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데, 무려 월 1882억원의 건보재정을 대형병원 수익감소 벌충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 대책은 비상진료 대책이 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전문의 진찰료 인상, 수술 응급 가산, 중증환자 배정 시 보상 강화 등 이러한 수가 가산은 단순히 병원 수익만 오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본인부담비율 조정 없이 수가를 가산하면 환자가 내야 하는 본인부담금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운동본부는 “병원 손실은 경영진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그간 이익은 철저히 사유화했으면서 손해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으로 메우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2022년 순수익 1700억원을 기록한 서울아산병원을 비롯, 45개 상급종합병원의 순수익 평균은 45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간 값싼 전공의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해온 덕이다.
운동본부는 “수련생에 불과한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 운영이 이렇게까지 어려워지고 환자가 고통을 겪는 것은 병원들의 책임”이라며 “지금의 사태는 병원이 쌓아둔 수익으로 전문의를 제대로 고용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대형병원이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에게 무급휴가를 강요하고 있는 문제도 비판했다. 병원들은 이 의료대란에서도 어떻게든 손해보지 않으려고 병원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떠넘기고, 환자에게도 냉혹하게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정작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들에겐 지원을 끊어 경영난으로 내몰고 있다며, 민간 대형병원 매출 감소에 대해 이토록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필수의료 해법인 공공의료 지원보다 삼성, 아산 같은 대형병원 수익이 먼저이라는 정부의 우선순위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운동본부는 “건강보험에서 매달 1882억원씩이나 쓰는 문제는 정부가 중대본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건강보험에 대한 사회적 합의기구인 건정심 전체회의에서는 논의도 하지 않았다. 정부는 혼란스런 사태를 틈타 막대한 건보 재정을 민간병원에 퍼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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